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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신한은행은 ‘글로벌 점프 매니저’(global jump manager)라는 파격적 인사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는 해외 신한은행 점포에서 일하는 현지의 외국인 직원중 우수 인력들을 국내로 초대해 9개월 파견 근무하도록 하는 것.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것뿐 아니라 이들과 기업문화,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한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신한은행의 핵심 거점 인재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데 국내 파견근무를 마치고 현지로 복귀한 직원들은 차세대 핵심 인력으로 관리 받게 된다.
신한은행이 해외 현지 인재 확보에 이처럼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미래의 성장동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나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은행산업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안방 지키기’에 안주해선 성장할 수 없다는 게 신한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소프트파워를 핵심자산으로 삼고 있는 은행으로선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얼마나 충분히 확보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사업의 명운이 뒤바뀌게 된다. 신한은행은 이렇게 육성한 글로벌 인재를 기반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인도 뉴델리 및 뭄바이 등 6곳에 직영 지점을 두고 있다. 또한 10개의 해외 법인(미국, 중국, 독일, 캐나다, 일본, 홍콩, 베트남 등)을 별도로 운영 중인데 이들 해외 법인 산하에 37개 지점이 포함돼 있어 국내 은행중에선 가장 많은 해외 점포를 두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중 특히 동남아지역에서의 금융 네트워트 자산을 일구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 국가들은 경제성장속도가 빨라 금융시장 성장의 잠재력이 큰데다가 한류의 영향 덕분에 한국기업들에 대한 호응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현지 정부가 도이모이(개혁ㆍ개방정책)를 편 이후 본격적으로 고성장을 시작한 지난 1992년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중 가장 먼저 현지에 뛰어들어 기반을 닦았다. 신한은행은 1997년 동남아시아발 금융위기 여파로 선진 금융사들이 베트남을 떠날 때에도 ‘금융의 생명은 신의’라는 소신에 따라 현지에서 투자ㆍ영업활동을 계속해 베트남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20년 가까이 신의를 지키며 영업을 한 덕분에 기반을 잡은 것처럼 다른 해외국가에서도 10년 후를 바라보는 긴 안목을 갖고 현지 사회공헌활동과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금융사로서 가장 중요한 ‘신뢰의 자산’을 쌓겠다고 밝혔다.
● 친환경·모바일·노령화등 관련상품·서비스 개발 박차
'녹색, 모바일, 노령화'
신한은행이 신성장을 위한 화두로 삼고 있는 3가지 이슈다.
이중 녹색은 저탄소 녹색경영을 의미한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업경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공공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은행이 녹색경영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신한금융지주가 그룹차원에서 추진한 통합녹색경영시스템 구축사업에 주도적으로 동참한 것도 이 같은 맥락. 또한 신재생ㆍ그린에너지 등 분야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전자금 및 시설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신한 녹색성장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인구 노령화 역시 신한은행이 고민하는 화두중 하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맞춤형 노후자산 설계를 요구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은행도 노령인구에 특화된 금융상품을 보다 확충하고 차별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한은행은 특히 퇴직연금시장 공략에 주안점을 두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아울러 최근 스마트론을 비롯한 차세대 정보통신기기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면서 이와 연계한 모바일금융서비스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금융ㆍ통신간의 융합을 매개로 하는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모바일금융 컨텐츠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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