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7월 12일 32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8월 17일 20만2,000원으로 37%가까이 급락했지만 지수가 회복세로 돌아서며 강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다. 8월 초까지만 해도 28~29만선을 유지하던 현대미포조선이 급락한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여파로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가 작용한 것도 있지만 2ㆍ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은 당초 2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900억~7,000억원, 900억~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회사측이 내놓은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891억원, 841억원에 불과했다. 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환율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 성과급 지급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분기 중 원ㆍ달러 환율은 20원 가까이 하락했고 후판가격은 톤당 구매가 기준으로 1만6,000원이 올랐다. 실적이 증권가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수주 모멘텀 등 성장성과 보유지분 가치 등이 매력적으로 분석되면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이는 현대미포조선이 5년치에 가까운 수주물량을 확보한데다 최근 신조선가도 최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조선가(Clarkson Index)는 최근 175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초(168포인트)보다 7포인트(4.1%) 상승, 지난해 상승폭(6포인트)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탱커와 벌크선이 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수주잔고 대비 선박 건조 능력이 여전히 타이트해 당분간 신조선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J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의 2ㆍ4분기 실적이 아쉽지만 비교적 무난했다면서 목표주가를 38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동익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총 70척, 39억 달러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올해 목표치와 지난해 연간 신규수주 규모를 모두 웃돌았다”면서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4.7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고 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견조한 실적이 적어도 2011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중소형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별적수주가 가능하고, 대량의 시리즈선 수주물량 확대로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중인 주식가치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KCC, 포스코 등의 보유 지분 가치가 2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주식 754만주(8.0%), 포스코 87만2,000주(1.0%), KCC 4만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원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도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활 것이 예상되고 이 때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지분은 어떤 식으로든 현금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유 지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목표주가로 41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신용경색에 따른 우려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향후 시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조선주에 대한 프리미엄을 당초 주가수익비율(PER) 15배에서 13배 수준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의 목표 주가를 종전에서 35만원에서 31만원으로 11.4% 하향 조정했다. 2011년까지 실적 호조세 지속될듯 ■ 애널리스트가 본 이 회사 -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ㆍ4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2ㆍ4분기 매출액은 6,892억원, 영업이익 84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21.1%, 6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ㆍ4분기 보다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12.2%로 1ㆍ4분기의 13.3%에 비해 약화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감소한 것은 원화환율 하락과 강재 가격 인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도 이익 감소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선가 흐름이 하반기에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이 4년 치에 이르고 있고 조선산업이 공급자 우위의 시정이어서 선가의 하락반전은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미포조선의 6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240척, 118억 달러에 달한다. 선종별로는 PC선 159척, 컨테이너선 34척, LPG선 12척 등이다. 수주잔량 기준 척당 단가는 4,900만달러, 톤당 단가는 1,640달러에 이른다. 최근에는 척 당 5,000만 달러까지 기록, 영업실적 호조세가 2011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중장기 중국의 설비능력 증설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최근의 수급상황을 고려해 볼 때 당분간은 높은 선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선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수주했던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매출 인식되면서 중장기 영업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조선사중 가장 양호한 선종 구성(Product Mix)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고수익 구조를 이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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