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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THE BUCK STOPS HERE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54년 전인 1945년 8월 6일 이었고 사흘 후엔 나가사키(長崎)에 두번째 원폭이 터졌다. 그 일주일 후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끝나게 됐다.지난 주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선 간소한 추모행사가 벌어졌다. 원폭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로하고 핵(核)의 두려움이 없는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원폭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다. 그는 전시 대통령으로서 원폭 투하를 최종 승인한 사람이다. 트루먼 대통령은 원폭 투하를 명령한 것보다도 명령 후의 처신 때문에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트루먼은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었다. 전임 루즈벨트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대통령이 됐다. 그는 미주리의 시골농장 출신으로서 부통령 자리까지 올랐으나 루즈벨트 대통령의 카리스마에 가려 별 존재감이 없었다. 트루먼이 갑자기 대통령이 됐을 때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걱정할 정도였다. 2차 대전의 막바지에서 절대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미국대통령 자리에 준비 안된 사람이 앉았으니 걱정할만 했다. 사실 트루먼은 2차 대전중에도 늘 겉돌았고 원폭 개발계획은 알지도 못 했다. 트루먼은 대통령에 취임하자 자기 책상 앞에「THE BUCK STOPS HERE」이라는 팻말을 세워 놓고 스스로의 각오를 다짐했다. BUCK이란 포커판에서 딜러(DEALER)권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 최종책임을 뜻한다. 트루먼은 준비없이 취임했지만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 최종책임을 다른데 미루지 않고 스스로 지겠다는 각오를 천명한 것이다. 원폭 투하로 수십만명이 죽자 투하작전에 관계했던 사람들은 몹시 괴로워하며 알코올중독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원폭을 싣고 갔던 B29의 기장은 노이로제 증세를 보였는데 트루먼 대통령은 그를 불러『당신은 군인으로서 당신의 임무를 다 했을 뿐이다. 모든 책임은 투하명령을 한 나에게 있다』며 위로했다. 트루먼은 원폭 투하에 대해 일체의 변명을 하지 않고 전 책임을 지고 갔다. 이런 자세 때문에 트루먼은 준비 안된 대통령으로 출발했지만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다. 「THE BUCK STOPS HERE」란 팻말은 특히 요즘 한국에 많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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