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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以夷制夷로 모바일시장 주도"

MS와특허 협력으로 시장 경쟁 유리한 고지<br>인텔과 OS·구글과는 스마트폰 개발 손잡아


삼성전자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 글로벌 정보기술(IT)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모바일 IT시장의 패권 경쟁에서 적을 이용해 적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이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지만 삼성의 복잡한 셈법에 글로벌 IT업계의 역학구도는 또 한번의 격랑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양사의 특허를 공유하는 교차특허(크로스 라이선스) 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특허 공유에 대한 협력이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특허를 보유한 MS에 특허료를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업계에서는 특허료 규모를 대당 3달러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연간 2,000억원 이상을 MS에 빼앗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협력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시장에서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MS와 다각적인 협력구도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올해 말 노키아를 통해 출시하는 MS의 새 스마트폰에도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소송이 아닌 특허료 지급을 선택한 것도 실보다 득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손잡고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티젠(Tizen)'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노키아와 개발하던 '미고' 운영체제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자 전격적으로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것이다. 삼성전자도 모바일 운영체제의 인수합병이 아닌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반도체업계의 라이벌인 양사가 협력에 나서면서 향후 퀄컴ㆍ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주도하는 모바일 프로세서시장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에는 구글과 공동개발한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을 공개한다. 이 제품은 최신 운영체제를 먼저 탑재해 제조사와 개발자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레퍼런스폰(기준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구글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4.0버전(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탑재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발표하면서 차기 레퍼런스폰을 모토로라를 통해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지만 결국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로 부상한 삼성전자를 배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주요 글로벌업체와 다각적인 협력구도 구축에 나선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교훈을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최대 부품 고객사인 애플은 전세계적인 소송전을 벌이고 있고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경쟁업체로 부상했다.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이 삼성전자의 러브콜을 적극적을 받아들이는 것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를 배제하고는 영향력을 넓히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데다 모바일시장의 차세대 격전지로 불리는 스마트TV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와 협력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글로벌 IT시장의 판도 자체가 삼성전자의 행보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주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인수합병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와 손잡고 공동개발이나 업무 협력의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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