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KT 책임논란 이유는
시중은행들은 KT와 KT ENS가 이번 사건의 연결고리라고 보고 있다.
은행들이 얘기하는 대출 흐름도를 보면 N사는 삼성 같은 대기업에서 휴대폰을 구매해 단말기 대리점에 공급해준다. 이 과정에서 N사는 핸드폰 구매자금이 필요하다.
문제는 중소기업인 N사 신용으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KT ENS는 N사가 KT 가입자(휴대폰)를 유치했다는 확인서를 은행 측에 끊어주고 은행은 이를 근거로 N사 등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출해줬다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반대로 대출금 상환은 KT ENS를 통해 이뤄진다. 대리점에서 핸드폰을 산 고객이 KT에 할부금을 내면 이게 KT ENS를 거쳐 은행 쪽으로 흘러가는 구조였다. 실제 대출원리금도 KT ENS 명의로 들어왔다.
물론 이는 정상적인 휴대폰 매출이 이뤄졌다는 가정이 필수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N사를 통한 영업이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대출이 정상적인 것인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은행권의 설명이 맞더라도 대출구조가 올바른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②금융사 공모자 없나?
업계에서는 은행들은 관련 서류라도 있지만 저축은행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BS와 OSB·현대 등 10여곳이 800억원의 대출잔액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례를 봤을 때 관련 서류 자체가 없다는 얘기는 이번 사건 주동자들과 공모해 금품 등을 받고 눈감아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당국은 은행들도 사기대출 관련 규모가 커 직원공모 가능성을 포함해 다각도로 상황을 파악 중이다.
③피해 규모 증가하나?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대출과 관련해 은행 3곳과 저축은행 10개 이외에 추가로 저축은행 4곳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과거 해당 대출을 취급했다가 모두 상환 받은 곳으로 지금 기준으로 따지면 추가 피해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이 현재 모든 금융사와의 거래 자료를 일일이 파악한 상태가 아니어서 관련 대출 규모나 추가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당국 내부서도 실제 피해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④법정 공방 누가 책임지나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에 KT ENS 관련 대출의 경우 충당금을 100% 쌓으라고 지도한 상태다. 전액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둔 셈이다.
당장 KT 측과 금융사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대출에 지급보증을 선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과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하나 측은 증권사가 대지급을 해야 한다는 반면 증권사들은 전체가 사기이기 때문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농협과 국민은행도 소송전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농협은행이 자산담보부대출(ABL) 주관은행이고 자신들은 참여만 했기 때문에 확인의무가 농협에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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