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오픈한 신세계백화점의 명품관(본관)이 이 달로 개점 1주년을 맞는다. 1년 성적표는 어떨까. 일단 실적에서는 1년 만에 월 평균 90억원의 매출을 올려 합격점을 받고 있다. 여기다 명품관 오픈을 통한 백화점 이미지 제고에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입점 브랜드의 경쟁력, 경쟁업체 대비 효율성 등 내실측면에서는 미흡해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신세계백화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오픈 1주년을 맞는 명품관의 월 평균 매출액은 90억원. 오픈 당시 목표로 했던 월 100억원보다는 10억원 정도 모자란다. 명품관이 아닌 신관에 입점해 있는 8개 브랜드 해외명품의 실적을 합치면 매출은 월 101억원을 넘어선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오픈 초기 월 평균 90억원의 매출은 성공적인 안착을 의미한다”며 “인접지역 경쟁점포의 초기 매출보다 30% 정도 많은 규모”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이 소비심리 침체 속에서도 당초 목표의 90%를 달성한 원동력은 다양한 브랜드 유치가 힘이 됐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관 브랜드는 자체 수입 상품을 판매하는 편집매장의 브랜드를 포함해 모두 252개에 달한다. 인근 경쟁 명품관인 롯대백화점 에비뉴엘보다 50개 정도 많은 규모이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보다는 5배나 많다. 신세계백화점은 에비뉴엘에 없는 ‘에르메스’를 입점시켜 ‘샤넬’, ‘루이뷔통’과 함께 국내 백화점 최초로 3대 명품을 모두 유치했고 ‘반 클리프 아펠’ ‘에스카다’ ‘발렌시아가’ ‘드리스 반 노튼’ ‘텔라 매카트니’등 다양한 단독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또 해외명품의류 수입업체인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조르지오 아르마니’,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아르마니 계열의 대부분 브랜드를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들여왔다. 하지만 경쟁력과 효율성 등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도 드러냈다. 현재 명품관을 운영중인 경쟁백화점들은 인기 해외명품 브랜드 중 국내 판매 1위 대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수입 브랜드 외에는 판매 1위 브랜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에비뉴엘이 루이뷔통, 구찌. 페레가모 등을, 갤러리아는 샤넬, 에르메스 등의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한 반면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은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브랜드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 효율성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다. 동일상권내 명품관인 에비뉴엘은 월 133억원의 매출로 신세계백화점 명품관보다 47% 많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브랜드는 290개에서 200개로 줄였다. 돈 되는 명품만 팔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강북지역이라는 한계와 인근에 경쟁 백화점의 명품관이 먼저 오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90억원의 매출은 성공적”이라며 “하지만 동종 업계내 1위 명품브랜드 확보 등에 있어서는 아직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측면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내실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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