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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萬 붉은 함성 그라운드 뒤덮어

● 운동장 분위기2002년 6월4일 오후 10시 20분 한국 축구의 역사가 바뀌었다. 함성, 함성, 함성.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온통 붉은 환호성으로 물결 쳤다. 모두가 일어나 48년만의 월드컵 첫 승에 목이 메었다. 붉은 티셔츠를 입은 것은 '붉은 악마'만이 아니다. 5만여명의 시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붉게 단장하고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에 나섰다. 부산 경기장은 온통 빨간 색이다. 이날 한국-폴란드전은 그 의미만큼이나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그 동안의 잉글랜드ㆍ프랑스 등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국 축구대표팀은 부산경기장을 가득 매운 붉은 악마들의 응원 함성 속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보였지만 긴장감마저 숨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경기가 1분, 1분 진행되면서 달라져 갔다. 태극전사들의 몸놀림이 재빨라지면서 열기가 더해가던 전반 26분. 드디어 황선홍의 첫 골이 터지자 그라운드는 온통 붉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태극기의 물결이 경기장 안에 휩쓸었으며 붉은 악마들의 함성이 부산 하늘을 뒤덮었다. 누구도 멈출 수 없는 관중의 열광과 함께 이날의 승부는 결정이 났다. 누가 지휘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관중석은 온통 흥분의 파도와 '대한민국'의 함성이 그치지 않았다. 후반 유상철의 쐐기골이 터진 후 그라운드의 태극전사 몸놀림 하나하나는 모두 관중석 붉은 악마의 함성과 함께 했다. 90분의 시간이 지나고 오스카 루이스 주심의 손이 휘슬을 만지자 6월 4일의 역사가 끝을 알렸다. 한국의 2대0 승리. 반세기를 기다려 오던 감격적인 승리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국민의 성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손에 든 관중들은 '대~한민국' 환호로 대답했다. 한국 축구의 꿈이 이루어졌다. 최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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