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없던 환경부담금ㆍ노조회비 등이 생겨 준조세가 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기회의 땅이다.” 톈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화수 창익인쇄 사장은 2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에서의 사업은) 5년 전보다 절반 정도 수익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하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 때문에 지난주 말 톈진 한국상회(현지진출 국내 기업인 모임) 사무실에 기업인들이 모여 이런저런 걱정을 했지만 결론은 ‘그래도 중국’이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내ㆍ외자기업간 소득세율 단일화’ ‘가공무역 금지품목 확대’ 등 외국인투자기업에 불리한 정책을 잇달아 마련하고 있지만 ‘중국을 선택한 기업’들은 “중국이 한국보다 유리하다”며 ‘한국으로의 U턴’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중국 내수시장이나 제3국 수출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의 노사관계, 기업규제 정책에 지칠 대로 지친 기업들에 중국은 여전히 매력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5,0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진출 기업의 경영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국 정부의 외국인투자정책으로 투자규모를 축소하거나 현지법인을 철수시키겠다는 기업은 3.2%에 불과했다. 반면 절대 다수인 96.8%가 ‘중국의 정책이 변해도 투자규모를 유지하겠다(48.6%)’거나 ‘오히려 투자를 확대할 계획(48.2%)’이라고 답했다. 현지 투자규모를 줄이거나 철수하겠다는 기업도 한국보다는 중국 서부지역이나 제3국을 택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주변 기업 중 3개가 세금부담이 작은 내륙으로 생산시설을 옮겼다”며 “도저히 못 견디는 업체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제2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중국의 외국인투자정책 변화가 경영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33.1%는 정책변화로 기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진출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노무관리’. 5개 중 4개 기업이 ‘인건비 상승’ ‘사회보장 부담금 증가’ ‘전문인력 부족’ ‘높은 이직률’ 등 노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로컬 기업과의 경쟁, 현지 거래처 및 시장 정보 부족 등으로 내수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고 원활한 경영활동을 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다양하고 신속한 시장정보 제공(25.6%)’ ‘경영상담 및 법률상담 활성화(18.5%)’ ‘재중 한국 기업 네트워크 강화(18.1%)’ 등을 지목했다. 김종택 대한상의 베이징사무소장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힘겨워질수록 (정부나 유관기관들이) 진출 기업들이 현지에서 보다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현지 시장정보 제공, 공동 물류센터 설립 등 중국 내수시장을 뚫을 복합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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