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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한은총재 “정신적 인프라 없인 경제발전 없다”
입력2003-02-21 00:00:00
수정
2003.02.21 00:00:00
성화용 기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안팎의 변화에 흔들리고 있는 `한국 경제`를 향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
박 총재는 21일 주한 유럽상의 초청 오찬 강연에서 한국경제 발전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신 인프라` 이며, 압축성장 과정에서 무시됐던 정신적 사회자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중장기적인 경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박 총재는 `정신 인프라`에 대해 “합리적인 노사관계,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고, 건전하고 실용적인 생활방식 등과 같은 선진의식과 관행을 정착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칙과 질서가 중시되는 사회기풍을 조성해야 하며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가치관과 소승(小乘)적 이기주의를 몰아내고 합리적이며 개방적인 가치관이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총재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물리적인 여건이 더욱 나빠져도 재정ㆍ통화 양대 정책의 완충기능이 충분해 경기조정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폈다. 지난해 통합재정수지가 20조원 흑자로 추정되며 정책금리(콜금리)가 4.25%로 일본(0.1%), 미국(1.25%)에 비해 훨씬 낮아 그만큼 운신의 폭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박 총재가 개인 견해임을 전제로 강조한 `정신 인프라`는 통계 수치와 국제정세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경제계와 정ㆍ관계는 물론이고 개혁 의지로 뭉쳐 자칫 배타적이 되기 쉬운 새정부의 주역들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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