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일 "외환은행 인수 등 내부통합이 중요한 시점이라 외부인사보다는 내부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김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차기 회장으로 김 행장과 외환은행장 선임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이 거론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김 행장 카드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외환과의 통합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윤 부회장의 경우 외환은행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고 이현주 리테일그룹 부행장과 김병호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정남 하나금융 경발위원장도 이날 "김 회장이 연임할 수 있도록 2월 한 달간 설득해보겠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힘들 것 같다"며 "김 행장이 올라가면 김 회장과 김종열 사장 모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 역시 "조직 내부 분위기만 놓고 보면 '김승유가 아니면 김정태'라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안갯속 형국이었던 포스트 김승유 체제의 구도가 차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발위는 김 회장을 설득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을 최대한 늦춰 다음달 초 회장추천위원회에 최종 후보명단을 전달,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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