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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있는 도시계획을
입력1999-08-03 00:00:00
수정
1999.08.03 00:00:00
규제개혁위원회는 도시계획시설지구 실태를 2002년까지 전면 조사, 지형조건상 불리하거나 대체도로 개설 등 여건변화로 설정효과가 없을 땐 조정하거나 해제할 방침이다. 당초 도시계획상 필요하다고 지정했지만 상황이 변해 실익이 없어졌다면 해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려면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더 큰 사회적 이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우리의 행정은 규제일변도였다. 도시계획시설지구 가운데 30년이상 토지를 매수하지 않고 방치해온 면적이 전체의 6.9%나 되며 일제때 지정된 것도 있다고 한다. 그린벨트처럼 환경보호라는 뚜렷한 명분을 걸만한 경우는 많지 않다. 정부가 토지를 매입할 의지나 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서야 해제하는 것은 권위주의 행정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다른 규제들도 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가 적지않다. 정부가 규제개혁을 한다고는 하나 규제때문에 기업하기어렵다는 소리는 여전하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경우처럼 당국의 무성의나 늑장행정으로 아직도 기업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규제가 없는지 점검해야한다.
일단 완화하거나 폐지하기로 한 규제는 정말 실행이 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20년이상 도시계획이 집행되지 않은 경우 토지소유자가 지방자치단체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토록 하고 그런데도 지자체가 2년이상 매수하지 않으면 도시계획이 효력을 잃는 이른바 일몰제를 도입한 것은 눈길을 끈다. 다른 규제개혁에서도 참고할만한 모범적인 사례다.
이번 도시계획시설지구 해제계획은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도 된다. 처음부터 도시계획을 잘 짰다면 엉뚱하게 피해보는 사례는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은 그린벨트해제로 더욱 중요하게 됐다. 그린벨트해제지역이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건설교통부의 지침에 의해 지자체의 도시계획 입안내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유재산권보호와 환경친화적인 도시계획이 세워져야 그린벨트해제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경기도 북부지역의 수해도 도시계획이 제대로 됐다면 피해는 줄어들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환경보호, 재해예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장기 비전의 도시계획 설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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