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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새좌표] 1.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
입력2000-06-29 00:00:00
수정
2000.06.29 00:00:00
연성주 기자
[자동차산업 새좌표] 1.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세계車메이저 국내각축 시동
포드와 르노의 상륙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은 이제 글로벌체제에 본격 진입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순혈주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좌표설정을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한국자동차산업의 바람직한 진로를 모색해본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는 국내외적으로 그 의미가 사뭇 크다. 전세계적으로는 자동차 산업의 재편과정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관측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매물인 대우차가 포드의 품에 안김으로써 당분간 시장에 나올 대형물건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현대(기아 포함), 대우차를 인수한 포드, 7월 초 정식 출범하는 르노-삼성의 3파전으로 개편됐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7개였던 업체들이 3개로 줄었으며 국내업체는 현대만 남게 됐다.
이는 현대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세계 메이저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모한 국내시장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유일한 국내업체인 현대 외국업체에 포위되는 고립무원의 양상을 보이면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 127만대였으며 올해는 145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생산대수를 보면 현대(기아 포함) 190만대, 대우 69만9,000대, 쌍용차 9만8,000대 등 모두 284만대. GM·포드 등 메이저들의 생산대수에 절반 이하에도 미치지 못하고 업계에서 정설처럼 나도는 「최소 400만대 생존설」에도 미달한다. GM(875만대), 포드(722만대), 도요타(493만대), 다임러 크라이슬러(486만대), 폴크스바겐(478만대) 모두 연간 생산대수가 400만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포드의 진출로 인한 국내시장 잠식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메이저들의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을 국내업체가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현대가 57만대로 44.6%, 기아차가 35만대로 27.7%, 대우가 24.4%로 34만대, 삼성이 1만3,000대로 1.1%다.
포드의 대우인수로 대우차의 시장점유율은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주인을 맞은 대우가 종전의 소극적 전략에서 탈피, 공격적 판촉을 통해 우선적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또 르노는 2003년까지 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SM5 시리즈 차종을 통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10%선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향후 5년 동안 현대 60~65%, 포드 35%, 르노 5% 내외의 「황금분할」을 이룬 후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의 점유율이 내려갈 전망이다.
현대는 대우차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다임러 크라이슬러라는 거물과 손을 잡음으로써 해외 거대군단의 무차별적인 시장개방 공세 속에서 독자생존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차가 메이저들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으려면 우선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포드의 안방진출을 국내시장 잠식으로만 보지 말고 국내자동차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현대차가 세계 일류로 도약할 수 있다면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6/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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