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단기 자금시장 불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지표 개선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조기인하 가능성 축소로 인한 미 국채금리의 반등도 채권시장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또 영국 및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우려와 연초 들어 반등하는 원ㆍ달러 환율도 채권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채직매 발표와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둔화, 금리상승 등이 대기매수를 유인할 우호적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의 유동성 관리 강화 기조로 단기 자금시장의 수급이 나쁜데다 주변 여건마저 어려워 지난 주 지표금리는 하락 시도에 실패하고 꾸준히 반등했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면서도 경기와 수급 측면에서의 장·단기금리 차별화 인식은 지속됐다. 이로 인해 장·단기금리 스프레드는 더욱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단기 자금시장 불안과 함께 수익률곡선이 누워있는 베어 플래트닝(Bear-flattening)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한은의 통화량조절 정책기조로 단기 자금시장 수급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탓이다. 물론 자금 수급불안 심화를 막기위해 RP조작 등을 통한 한은의 탄력적인 통화공급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재정자금의 방출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단기 자금시장 불안감이 개선될 여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통화당국이 시중 유동성 증가율을 줄이고 부동산가격 움직임을 통화정책 결정의 중요한 축으로 여기고 있다. 이로 인해 가시적인 효과가 포착되기전까지는 정책 스탠스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간별 스프레드가 축소된 상태에서 단기물 금리불안이 지표금리의 하락 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 부담과 단기 자금시장 불안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장·단기금리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장기물에 대한 수급 차별화 인식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마찰적 불안이라 할 수 있는 단기 자금시장의 숨통이 터지는 시점을 포착하는 한편 충분한 인내가 필요하다. 권한욱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리서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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