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막판까지 채권단의 반대에 부딪쳤던 ㈜STX의 자율협약이 14일 극적 타결됐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STX가 지주사로서 나머지 계열사의 주식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살려야 한다"며 "이미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STX건설과 산업은행이 인수를 추진하는 STX팬오션 말고는 부실해서 떼어낼 계열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TX계열사는 조선ㆍ해양 등 국가 기간산업이 포함돼 있고 나머지 계열사도 연결돼 있다"면서 "하도급 업체의 피해와 고용효과, 회사채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다 같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STX그룹을 살리더라도 강 회장의 책임은 철저히 묻겠다는 생각이다. 금융당국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국의 관심은 기업을 살리는 것이며 그룹의 주인이 누가 되는지와 강 회장의 재산이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강 회장이 채권단에 위임한 지분을 실사한 후 평가해 감자할 것이고 사재출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STX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ㆍ정책금융공사가 13일, 농협과 신한은행이 이날 자율협약 동의서를 보냈다. 이들은 만기가 돌아온 ㈜STX의 회사채 2,000억원에 대한 결제대금과 이달에 사용할 긴급 운영자금 1,000억원 등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이 우선 3,000억원을 집행하고 나머지 채권금융기관이 ㈜STX에 대한 채권 규모에 비례해 산은에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긴급지원이 이뤄진다.
채권단은 ㈜STX의 자율협약이 타결됨에 따라 ㈜STX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정밀실사 작업에 들어간다. 보통 두세 달이 걸리며 강 회장이 채권단에 위임한 지분실사도 이뤄진다.
채권단에서 회사채 지원을 막판까지 반대했던 ㈜STX 자율협약이 해결됨에 따라 STX그룹의 구조조정은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16일까지 채권단 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무난히 타결 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