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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에서 웃는 사람은 아웃렛 담당자뿐입니다. "(A 업체 관계자)
"아웃렛 사업 위상이 달라져 주력 부서로 도약한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아웃렛 부문으로 인사가 나면 싫어했는데 이젠 상황이 역전됐습니다."(B 업체 관계자)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매출 하락세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월 상품을 염가로 판매하는 아웃렛 시장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백화점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신규 수요층으로 합류하기 시작한데다 업체들의 신규 출점 및 증축도 활발한 덕분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각 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웃렛(수입 고가브랜드 판매)이나 중견 도심 아웃렛 업체의 매출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7.3% 신장한 김해 프리미엄점이 올 1~5월에도 11.2% 매출이 늘었으며 광주 월드컵점도 지난해 22.5%에 이어 올 1~5월도 6.4%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해 백화점의 매출 하강세와 대비를 이뤘다. 올 2월 영업 면적을 2배 가량 늘린 광주 수완점은 1~5월 매출이 전년보다 3배나 급증했고 지난해 말 오픈한 파주 프리미엄점도 올 들어 목표 대비 20%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첼시의 프리미엄 아웃렛 2개점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은 개점 5년 차인 여주프리미엄아울렛 매출의 80% 이상에 달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패션타운에 위치한 마리오아울렛도 올 1ㆍ4분기에 3.7%의 신장세를 기록해 올 매출 목표인 2,5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아웃렛의 성장 여력이 아직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막 시작된데다 경기 불황으로 백화점보다 아웃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4월 송도에 아웃렛 부지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 한강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아웃렛 부지를 마련, 아웃렛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세계첼시는 내년 9월 부산점을 새로 열고 2014년에는 기존 여주점의 영업 면적을 2배로 늘리는 한편 대전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도 올 하반기 영업 면적을 종전의 2배 이상인 4만5,500평으로 확대, 국내 및 아시아 최대 아웃렛(영업면적 기준)으로 변신에 나선다. 마리오는 최근 국내 아웃렛 중 최초로 중국관광청으로부터 우수업체에 대한 품질서비스 보증제도인 CNTA 인증을 획득, 해외 관광객 확대 가능성에 고무돼 있다.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점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개점 첫 해 2만 명에서 연간 20만명으로 5년 새 10배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부진으로 각 브랜드 재고 상품이 급증한데다 중저가 패스트패션(SPA)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존 백화점 소비자 중 상당수가 아웃렛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아웃렛업체들로서는 불황이라는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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