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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100%" 내세운 허위 구인광고 기승
입력2000-12-28 00:00:00
수정
2000.12.28 00:00:00
"취업 100%" 내세운 허위 구인광고 기승
취업을 빙자해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깨가 처진 구직자들의 얄팍한 호주머니를 노리는 각종 판매행위나 사기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피해대상도 대학 졸업반 학생이나 휴학생은 물론 주부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허위 구인광고들은 주로 취업이 다급한 구직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고소득', '급구'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업체에 가보면 자사가 운영하는 학원에 등록을 강요하거나 특정 물품을 사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기도 한다. 또 광고에서 제시한 업종과는 전혀 다른 직종을 소개시켜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학을 휴학 중인 박모(20ㆍY대 2년)씨는 얼마 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 한 구인광고를 보고 영등포에 있는 H업체를 찾아갔다가 취업은 하지도 못한 채 50만원만 날렸다.
'오면 바로 일자리가 있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갔는데 자사가 운영하는 학원에 7개월간 등록하면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것이다.
학원비만도 210만원. 급한 마음에 박씨는 일단 50만원을 신용카드로 지급하고 등록을 했다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2년간 다니던 인터넷 회사를 나와 안정된 일자리를 찾던 강모(32ㆍ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씨는 얼마 전 생활정보지를 통해 취직했으나 피라미드 업체라는 것을 알고 바로 그만뒀다.
강씨는 "컴퓨터업체 치고는 보수도 괜찮다는 생각에 일단 가봤더니 주위 사람들에게 상품을 팔고 가입시키는 피라미드 업체였다"면서 "일주일 만에 도망치듯 빠져나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씨는 "가뜩이나 취직이 안되는 것도 서러운데 허위광고를 통해 구직자를 두번 울리는 이런 업체들은 제재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분개했다.
한편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계에 보탬을 주기위해 일자리를 찾던 주부 장모(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씨도 "'월수입 150만원 보장'이란 광고를 보고 한 업체를 찾아갔는데 판매업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실제는 유흥업소였다"며 놀라워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적발된 허위구인광고는 3,4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00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노동부관계자는 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는 하반기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생활정보지의 한 관계자는 "겨울철 취업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의 감원 등으로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 등에 대한 구인광고 문의가 요즘 들어 20% 가량 증가했다"면서 "주로 전화로 광고문의를 받고 있어 현실적으로 구인업체에 대한 정보는 확인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구직자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안현숙 소비자보호원 상담팀 과장은 "최근 취업을 빙자한 판매나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단 고소득 보장, 100% 취업 등이 나타난 광고는 의심을 가져보고 최대한 자세히 알아본 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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