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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조작 과학계 '후폭풍' 얼마나 될까
입력2005-12-23 13:08:06
수정
2005.12.23 13:08:06
국내학계 위상추락 불가피..'자정능력 입증'은 다행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실이 서울대조사위원회 1차 발표로 확인되면서 국내 과학계의 위상추락과 연구활동 위축 등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특히 조사위가 논문의 오류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조작"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국내 연구에 대한 해외 과학계의 신뢰가 크게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한상황이며 이로 인해 향후 한국 과학자들의 해외 진출이나 논문 심사도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서울대 최종 조사 결과 2,3번 줄기세포주도 환자맞춤형이 아닌 것으로확인되고 서울대가 조사 방침을 밝힌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과 `세계 최초의 복제개' 스너피까지 허위로 드러날 경우 국내 과학계가 입게 될 충격은 당분간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일단 권위있는 세계 과학저널이 한국인 과학자의 논문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 과학자들은 연구활동이 자연스럽게 위축되는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한국인 과학자가 실험노트제출을 강요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 색안경을 끼고 한국인과학자들을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도 "다른 연구자들까지 위축될까 걱정된다"면서 "이런 일이 생기면 과학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기존 과학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되므로 진실성을 검증하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과 젊은 과학자들이 '권위와 여론에 대한 도전'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논문의 진위에 의혹을 제기하고 조작 사실을 입증하는 등 국내의 자정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재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학부 교수는 "이번 일로 국내 연구성과가외국에서 불신받는다는 것은 과장"이라면서 "이번 일이 과학에는 조금이라도 거짓이있으면 안 된다는 각성의 계기가 됐고 국내 자체적으로, 그것도 대학원생들이 다 밝혀낸 것인 만큼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설대우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도 지난 15일 "이번 사건으로 황 교수 등 일부 몰지각한 인물을 제외하고 한국 과학계가 자정작용을 잘 갖추고 있음이 확인됐다"고평가했었다.
이에 따라 한국 과학계가 이번 사건을 통해 자기 엄격성과 윤리의식을 강화할경우 논문 조작에도 불구,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인 줄기세포 분야 등의 연구가 오히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오고 있다.
역시 피츠버그 의대의 이형기 교수는 "이번 사태는 과학적 연구의 건전성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건강성을 확인시켜 줬다"면서 "한국에는 실력있는 과학자들이 여전히 많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일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좌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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