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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벤처] <1부> 1. 지구촌 한인벤처
입력2001-01-02 00:00:00
수정
2001.01.02 00:00:00
[글로벌벤처]1. 지구촌 한인벤처
해외시장 공략 자신 "위기는 없다"
'일본에서 매출액 500만달러 신규달성, 터키등 해외현지법인 설립, 수출 내수비중보다 4%이상 초과' '시스코시스템즈ㆍ마이크로소프트등 미국 대기업과 납품계약 체결, 일본 나스닥저팬 시장 진출'
올해 사업계획을 작성한 두 벤처기업의 세부 내용중 일부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수출을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벤처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에서의 벤처 위기론은 이들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시장기반을 넓히고 해외의 유명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은 "3~5년내에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국내 벤처기업들중 미국, 일본, 유럽등 해외에 지사나 현지법인을 설립한 회사는 그수를 거의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최근에는 단순한 연락사무소와 같은 지사를 설립하기 보다는 휴멕스, 핸드소프트 처럼 현지에 아예 판매 또는 연구거점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화를 시도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네트 현지법인인 카머스21, 라스엔터프라이즈, 아이콤소프트등은 여기서 확실히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현지투자, 합작등 해외투자도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조사한 한국의 해외투자 동향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등 선진국에 대한 투자가 올들어 금액은 줄었지만 건수는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대기업보다는 중소ㆍ벤처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에 대한 투자건수는 지난해말 336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9월말 현재 476건에 달해 140건이나 늘었고 일본은 31건에서 36건으로, 영국은 4건에서 7건으로 증가했다.
벤처캐피털들의 해외진출도 단순히 시장상황을 검토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격적인 공략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현재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실리콘밸리내 팔로알토의 미국지사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투자대상도 한인기업 중심에서 현지 유망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웰컴과 합병을 선언한 무한기술투자도 중국 베이징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 진출 벤처기업이나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벌일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지 금융기관등과 제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
이외에도 TG벤처, UTC벤처등도 홍콩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투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화는 국내 벤처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영국등에 거주하는 현지 한인들도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벤처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에서는 조그만 '사건'이 일어났다. 주기현 사장이 이끄는 엑시오시스템즈라는 벤처기업이, 그것도 설립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조그만 기업이 '실리콘밸리의 거인'라고 일컫어지는 시스코시스템즈에 1억5,500만달러(약 1,630억원)에 팔린 것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조차 벤처기업, 특히 인터넷과 무선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이 제거되는 상황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현재 해외로 나가고 있는 국내벤처기업인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국내에도 이미 널리 알려진 이종문 엠벡스벤처그룹회장, 스티브김(한국명 김윤종) 알카텔벤처스그룹사장등과 같이 이미 미국사회에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제외하고도 조셉구(구현철) 하프돔사장, 주기현 엑시오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기섭 GCT사장등이 현지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손정희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내노라 하는 대기업들을 제치고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고 박인호 타이덱스사장과 박광섭 아이콤소프트일본사장등은 현지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또는 현지 한인벤처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현지공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지난해부터 시장 선점효과 하나만을 보고 너도나도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금만 쏟아 붓고 실적은 거의 없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 '중국 무용론' 까지 대두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미국도 마찬가지. 수많은 국내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했지만 정착을 위한 기반마련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해 국내 모기업이 현지 벤처캐피털로부터 1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6개월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한 경우도 있다.
뛰어난 정보력과 인력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예도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자금과 인적구성에서 실패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박영일 한국소프트웨어 인큐베이터소장은 "기술 하나로 끝까지 먹고 살려고 하는 경영자 마인드가 바뀌어야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플랜을 가지고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벤처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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