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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글로벌 분산투자 나설 때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지수와 원화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190원대를 넘나들고 코스피지수는 1,850선을 밑돌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사태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임박 소식과 함께 위안화·엔화의 평가절하 조치가 자리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량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 2년간 전 세계적으로 환율은 급변했다. 환율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환율 약세 지역은 일본과 유럽이다. 유로화는 지난해 1월 이후 달러 대비 약 20% 안팎 하락했고 엔화는 2011년 이후 달러 대비 약 50% 가까운 약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그동안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이지 않은 통화는 중국의 위안화와 한국의 원화였다. 그러나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계기로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가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원화가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는 원화 약세가 진행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수조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중국의 주변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의 환율도 이미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론 위안화의 환율 흐름이 다소 안정되면 외환시장도 정상적인 추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에 있을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까지 고려하면 원화의 약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유럽과 일본의 환율은 달러 대비 소폭 강세를 나타낼 것이고 중국 위안화와 원화는 점진적인 하락세가 예상된다.



이제는 글로벌 자산 배분이 더욱 절실하게 된 시점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앞으로 1~2년 동안의 해외투자는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이 기대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 투자가가 원화 환율이 떨어질 때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국과 일본처럼 비교적 환율이 안정되고 최근 기업 이익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지역의 우량기업에 투자한다면 원화 약세에 따라 환차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우량기업은 자동차·정보통신(IT)·조선업 등 한국의 주력 산업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국내 제조업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도가 더욱 높다. 이미 원화 대비 엔화의 강세 반전은 시작됐고 추세적으로 진행된다면 일본의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기회가 올 것이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이에 대한 역발상으로 글로벌 분산투자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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