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3일 공시를 통해 새해 순이익이 4,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순이익이 2,000억원 정도 줄고 제수수료 인하ㆍ감면, 중소기업 무료컨설팅 등으로 2,000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기업은행에 이어 여타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행진에 동참하며 다른 은행주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주가가 바닥인 상황에서 실적 저하라는 요인이 주가 하락을 부추겨 주주가치 훼손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1% 떨어지며 6거래일째 하락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오르기는 했지만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현재 주가가 52주 최저가에 근접한 상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기업은행은 은행주의 최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정부 규제 리스크를 표면적으로 드러낸 셈”이라며 “이러한 부분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고 또 은행주 자체가 현재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근 시일 내 주가가 상승전환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은행주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유럽 재정 위기가 안정될 경우,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리스크가 사라질 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규제 리스크에 따른 실적 감소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재로 은행주 주가가 짧은 시간 내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과거 사례에서 볼 때 글로벌 위기라는 악재가 사라질 경우, 은행주들의 주가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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