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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F, 한국 외환위기 예방체제 개선 조언

한국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가 한국 시장의불안 요인에 대한 소문을 듣고 급하게 확인하기 위해 재경부에 전화를 걸었으나, 몇번을 걸어도 대답을 해주기는 커녕, 영어를 못 하는 탓인지 전화를 받은 사람마다그냥 끊어 버린다면? 재경부나 한국은행 등의 투자자 대상 영어 웹사이트에 들어가봤으나, 담당자가누구인지, 전화번호는 몇번인지 접촉선 정보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면? "신속하고, 정확하며, 누구에게나 무차별로 제공되는 정보의 부재로 인해 조그마한 불안이 패닉(공황) 현상을 일으켜 시장 위기로 증폭되는 것을 막고, 기왕 발생한 위기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제금융기구(IIF)가 위기예방실무그룹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게 채권 발행국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정보(IR, investor relation) 프로그램 구축이다. IIF가 8일(현지시간) 국제채권 시장 등에서 돈을 많이 빌리는 세계 30개 주요신흥시장 국가의 해외 투자자에 대한 경제통계 공개성과 투명성, 접근성 등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는 한국을 "20개 기준중 16개 충족"이라며 비교적 양호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 작성을 지휘한 IIF의 사비느 밀트너(Sabine Miltner) 신흥시장 정책국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재경부에 IR담당 직원을 두고 투자자 접촉 명단을 만드는등 투명성 제고 노력을 기울여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IIF 실무그룹의 전문가들이 평가 대상 국가의 정부 관계기관 웹사이트를직접 방문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내린 한국에 대한 '양호'판정의 이면엔 여전히 한국의 경제정보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고, 보편적인 접근"을 가로막는 문제들이 개선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서와 IIF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보다 한수 위로 평가된 브라질, 필리핀, 멕시코, 터키 4개국은 나름대로 미비점이 있긴 하지만, 한두가지씩 한국보다 나은 금융시장 위기 예방과 대응, 관리체제를 갖췄다는 것. 한국도 재경부, 한국은행, 통계청이 해외투자자를 위한 정보 제공 웹사이트를운영하고 있으나, 상호 연결이 안돼 있어 투자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각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지만, 브라질은 아예 IR전용 통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시간이 금인" 투자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도 IR 담당관을 두기는 했지만, 기관별 1-2명에 불과하고, 웹사이트엔 투자자들이 바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화를 걸 수 있는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도 찾기어려운 데 비해 브라질은 직원 11명의 전담부서를 두고 각 직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 해외 투자자가 정확한 정보와 전망을 얻기 위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려면웬만한 인맥이나 한국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실무자조차 만나기 어려우나, 멕시코는차관이나 차관보 같은 고위 정책담당자들이 직접 나서 세계 각지에서 걸려오는 전화문의에 응대하는 전화회의(conference call)를 1년에 7-8차례 열기도 한다. 접근의보편성을 말해준다. 한국의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경제통계 파일은 투자자들이 활용하려면 컴퓨터에서 다시 조립.분석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브라질 등은 엑셀 파일로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곧바로 돌려 써먹을 수 있어" 시간과 싸우는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 재경부도 해외 투자자 1천여명의 명단과 연락처를 관리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브라질은 중앙은행 소속 IR그룹이 1만6천명의 명단을 관리하고 있다. 한국은 찾아오는 투자자 명함을 관리하는 데 비해 브라질은 찾아가서 우리 정보를 받아보겠느냐 타진하고 보내주는 적극성의 차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 IR 향상 방안과 관련, 외환위기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1999년 4월한국금융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국제금융센터(KCIF)의 뉴욕사무소가 최근 개소,국제금융시장 정보 수집과 현지 IR 및 홍보지원 등의 활동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재경부, 통계청, 한국은행의 IR 담당 직원을 KCIF와 연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IR담당관과 KCIF 뉴욕사무소 연계운용은 특히 한미간 밤낮이 거꾸로 된 시차 극복에 유용할 것이라고 한 IIF 관계자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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