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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모바일 앱 개발 등 경쟁 심화… 수익성 뚝

■ 레드오션으로 변한 청년창업<br>25%가 연매출 1억도 안돼<br>소셜커머스시장도 업체 난립<br>대부분 식물기업 상태 전락


2년 전 중소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를 그만두고 친구 2명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를 만든 A씨.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었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 앱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며 초기에는 월 1,5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매출이 뚝 끊긴 상태다.

A씨는 "모바일 앱 판매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처럼 부풀려졌지만 매월 매출 편차가 심한데다 국내외 대형업체가 앱 시장에서도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며 "지금 같아서는 사업을 접고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밋빛 전망'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던 청년들이 막다른 길에 내몰리고 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기회가 열리는 듯했지만 경쟁이 심해지며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 결과 스마트콘텐츠 개발업체 228개 중 지난해 연간매출이 1억원 이하라고 밝힌 업체가 세 곳 중 하나인 24.6%이며 매출이 전혀 없다고 밝힌 업체도 3.9%에 이른다. 연매출이 5억원 이하인 곳은 51.8%로 절반의 기업이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 시장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2010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소셜커머스업계에는 한때 1,00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과잉경쟁이 벌어졌다. 거래액이 1년 만에 수조원대로 불어난데다 그루폰ㆍ리빙소셜 등 해외 업체와 대형 인수합병(M&A)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자 '대박'을 노린 기업이 우후죽순 생긴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쿠팡ㆍ티켓몬스터ㆍ그루폰 등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정리되며 대다수 업체가 폐업 또는 식물기업 상태로 전락했다.



창업자 수는 많아졌지만 진정한 '혁신형' 창업은 드물어 레드오션 속에서 제살 깎아 먹기 경쟁을 한 결과다. 많은 업체가 해외에서 검증된 사업모델을 그대로 들고 와 현지화하기에 급급할 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는 인색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다 보니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업모델에만 창업자들이 몰려 결국 자금력이 뛰어난 업체만 살아남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벤처캐피털(VC)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는 정말 고유한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이 없느냐'하는 이야기마저 나온다"며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에 인수된 티켓몬스터를 보고 국내에 진출하는 글로벌 업체에 회사를 팔 생각으로 '카피캣(copycat)'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 창업 지원에 돈이 몰리며 준비 안 된 창업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엔젤투자매칭펀드ㆍ청년창업전용자금 등을 신설하고 아산나눔재단ㆍ포스코 등 대기업과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이 잇달아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을 풀자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배인탁 서울대ㆍKAIST 객원교수는 "돈(정책자금)이 흔하니 쉽게 사람들을 창업전선으로 내모는 느낌이 있다"며 "정부에서 청년 창업을 강조하기보다 준비된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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