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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발목 잡는 세제(사설)

요즘 우리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불과 몇달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으로 선진국 진입을 자축하였으나 호사다마란 선현들의 말씀을 되새기게하듯 어려운 일들이 겹쳐서 일어나고 있다.우리 경제를 어렵게하는 요인들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본 엔화의 약세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다. 우리 경제가 엔화의 동향에 따라 일희일비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걱정은 엔화가 강세냐 약세냐 하는 것보다도 엔화의 동향에 따라 울고 웃고할만큼 우리 경제의 체질이 튼튼하지 못하다는데 있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나라 수출산업은 일본과의 경합도가 너무 높아 일본의 경기동향에 매우 민감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본의 수출이 잘 나가면 반대로 우리나라의 수출은 어렵고 일본이 위축되면 우리가 활기를 띠는 경우를 자주 겪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10대 수출상품의 금액별 순위를 비교한 어느 통계에 의하면 1위에서 3위까지 상품별 순위가 전기기기, 일반기계, 수송기계 순으로 똑같았고 10위 안의 품목들중 위의 3개품목을 포함해 철강, 선박, 플라스틱, 유기화합물 등 7개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주력상품이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세일즈맨들이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고달픈 대결을 벌이고 있는지 눈에 선했다. 그것은 곧 우리가 일본 엔화의 환율동향에 왜 그토록 민감할 수밖에 없는가하는 속사정을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은 우리와 문화적인 배경이 같고 산업구조도 흡사한 점이 많아 우리와 유난히 수출경합도가 높지만 문제는 이러한 경합관계에서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쪽이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라는 점에 있다. 하필이면 OECD가입을 전후로 일본장벽이 새삼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선진화를 외치면 외칠수록 우리나라의 경쟁상대가 대만이나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의 작은 맹주들이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과 같은 거대 선진제국쪽으로 옮겨져 간다는 새삼스런 인식 때문일 것이다. 강자들과의 본격적인 경쟁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가 경제의 저변에 포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활약과 역할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심정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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