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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무관심의 벤처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지난해는 벤처기업에 있어 최악의 한해로 기억되고 있다.
수많은 벤처기업인들이 각종 게이트나 비리사건에 직ㆍ간접적으로 대거 연루되면서 구속 등 사법처리된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벤처기업, 벤처인들은 시나브로 비리의 온상, 부도덕한 집단으로 싸잡아 매도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벤처기업들은 묵묵히 정도를 걸었다.
수출과 기술개발 분야 등 경제활동 각 부문에서 벤처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기록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는 전년에 비해 6.2%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기술개발 투자를 대폭 늘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출도 지난해 국가 전체적으로는 10월까지 5.0% 증가에 그쳤지만 벤처기업의 증가율은 같은 기간 28.1%를 기록했다.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벤처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총수출금액의 4.24%(약 56억달러)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3.47%보다 0.77%포인트, 2000년 전체비중의 2.82%보다 1.4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각종 비리 등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상당히 잃은 벤처기업들이 수출중심 산업구조의 국내 경제시스템에 적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다.
벤처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거품이 빠진 벤처를 이제 냉정히 바라보자
그들은 더 이상 대박의 상징도, 비리의 온상도 아니다. 벤처기업인들은 자신도 한때 스스로의 상황과 현실을 잊은 채 주위의 부추김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벤처`로서의 열정을 소리없이 쏟아내고 있다.
기술력과 높은 열정이 가득한 `희망이 넘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제대로 되려면 새 정부에서는 현 정부가 각종 정책과 제도로 벤처를 지원해온 것에 정반대되는 시스템으로만 하면 된다”고 냉소했다.
시장원리에 따른 적자생존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 벤처기업에 정부도 국민도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자. 지나친 관심도 보이지 말자. 그냥 시장감시자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하자.
그리고 그들이 모험을 담보로 한눈 팔지 않고 묵묵히 정도를 걸으며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껏 뻗어갈 수 있도록 용기와 사랑을 듬뿍 주자.
그래서 벤처기업이 명실상부한 한국경제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자.
<남문현 성장기업부차장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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