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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을 중소기업 육성 전담 은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통합당의 경제 핵심브레인으로부터 제기돼 주목된다.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종일 KDI 국제정책학원 교수는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발전 국제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서 기업은행 그룹 등 공적 금융기업을 중소기업전문 금융지주사로 전환하자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의 주요 애로사항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이고, 자금경색으로 파산의 위험이 높다"며 이같은 대안을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이 방안이 추가적인 공적재원 투입 없이 신속하게 한국형 BDC 사업모형을 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국책은행인 BDC는 창업, 성장및 성숙단계의 중소기업에 대해 밀착 맞춤형 투자와 대출을 실행하며 일반은행에 뒤지지 않는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 교수는 이와함께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진입제한 위반시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등 중기적합업종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부여해 대기업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또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강화를 위해 '국책과제 지재권 공동뱅크'를 운영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이날 유 교수와 함께 '중소기업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에 나선 독일, 일본, 대만 등 중소기업 강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육성을 빼놓고는 경제민주화를 논할 수 없다"며 "경제정책은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야 하고, 사회ㆍ문화ㆍ정치 등 모든 면에서 친중소기업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독상공회의소 부소장인 카스텐 리네만씨는 '히든챔피언'으로 통하는 독일 중소기업의 성공요인은 사회 문화적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사회에서 중소기업은 경제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며 대외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다"며 "그래서 대학졸업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도 중소기업"이라고 전했다. 리네만 부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챔피언을 창출하고 육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든 부분에서 중소기업에게 적합한 환경기반에 비롯됐다"며 "따라서 한국도 최근 이슈인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친중소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소지쓰상사의 히데히로 스즈끼 한국법인 사장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제휴해 지분투자, 원료공급선 확보, 제품판로 확보, 금융ㆍ인적 지원 등을 통해 경영안정을 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지원은 제휴 중기의 매출증대, 이익확보로 이어지며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히데히로 사장은 "해외 경쟁력을 확보한 제조사의 판로개척을 지원해 해외시장 확보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여러 형태로 중소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소지쯔와 중소기업간의 '윈-윈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윤보 건국대 교수는 "선진국들은 중소기업을 경제정책의 핵심에 놓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소기업 관련법ㆍ정책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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