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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의 착공
입력2003-06-29 00:00:00
수정
2003.06.29 00:00:00
안의식 기자
청계천 복원사업이 드디어 내일 착공된다. 원래 이름이 개천(開川)이었던 청계천에 뚜껑을 씌워 개천(蓋川)으로 만든 것은 개발연대의 양(量)과 기능 중시 행정의 소산이었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청계천을 흑암과 악취와 불모로 만든 그 뚜껑을 열고, 빛과 물과 공기라는 생명의 3원소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개발과 성장위주에서 환경과 생명 중시로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 1,000만 명의 대도시 도심에 간선도로의 기능을 포기하면서까지 5,394m 길이의 자연하천을 복원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로서 환경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사건이다. 한국과 서울의 국제적인 위상도 한층 드높이게 될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한 시민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그러나 청계천 도로폐쇄로 피해를 당하는 이익집단과 졸속공사를 염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 또한 거세었다. 서울시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이 사업을 준비하고 반대세력을 설득함으로써 예정된 날짜에 착공이 가능해졌다. 그 같은 서울시의 노력은 평가 받을만하다.
그러나 이 사업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계획이 완벽하더라도 실제 추진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그때마다 여론을 수렴해서 완벽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역사의 복원이다. 청계천은 도읍의 중심부를 관류하는 하천으로서 교량을 비롯해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사적물이 많다. 이를 최대한 원형 복원하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 사업의 공사기간은 2005년9월 까지 2년2개월이고, 공사비는 3,650억원이다. 부분적인 설계변경이야 불가피하겠지만 공사이윤을 설계변경으로 벌충하는 개발연대 방식의 공사여서는 안 된다. 첨단 공법을 도입해서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하나 공기단축이 능사가 아니다.
청계천 복원의 최대과제는 교통문제다. 사업반대의 주요 논리도 거기에 있었다. 서울시가 여러가지 대책을 제시했으나 철거된 도로를 대체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하루 16만여대의 차량의 소통이 막히는 만큼 교통난 가중은 불가피하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86.5%가 청계천복원에 따른 교통난을 감수할 의사가 있으며, 청계천 도로이용자의 58.5%가 앞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점이다. 특히 청계천 복원이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복원의 의미는 배가될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시민들의 희생정신과 협조정신을 받들어 착공에서 완공까지 한치의 차질이 없는 완벽한 사업수행을 해주기 바란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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