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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입 만연한 한국경제 지성의 죽음 더 아쉬워"

■ '통화주의 학파 창시자' 프리드먼 타계<br>[기고]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


밀턴 프리드먼은 시카고학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로서 1976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카고학파를 특징이 짓는 두 가지의 사상은 ▦사람들의 경제행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분석도구로 가격이론을 믿는 것과 ▦자유시장경제가 자원배분은 물론 소득분배를 가장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의 시장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사상을 견지하는 학자로서 프리드먼은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학문적 입장은 스스로 무정부주의자라고 칭할 정도로 정부의 개입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지만 국가나 정부가 없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정책 제안을 많이 했다. 물론 그의 제안에 대한 비판도 있다. 정부가 할 일로써 화폐제도 유지를 인정한 점과 소득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계층을 대상으로 부족액 중 일부를 보조하는 음(陰)소득세제로 표현되는 복지제도의 제안은 비록 명시적이지는 않았지만 당대의 지성인 하이에크와 로스바드로부터 비판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드먼은 80년대 미국에서 시카고 혁명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 산업 정책을 비롯한 각종 정부 정책을 자유시장경제 방향으로 전환하는 지대한 공헌을 했다. 노벨상 수상 업적은 ‘화폐이론’이지만 자신은 오히려 ‘자본주의와 자유’ ‘선택의 자유’ ‘현상 유지의 폭군’ ‘화려한 약속, 우울한 성과’ 등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저작으로 스스로를 평가한 바 있다. 사실 프리드먼과 같이 행복한 경제학자도 드물다. 다 죽어가는 화폐수량설을 되살려 경제학 교과서에 부활시키고, 대공황 이후 전세계를 휩쓴 케인즈 혁명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하게 자유시장경제를 연구ㆍ전파해 미국 사회의 조류를 바꾸는 영광을 생전에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세스ㆍ로스바드ㆍ하이에크ㆍ스티글러ㆍ프리드먼 등 자유의 귀중함과 가치를 수호하고 이를 사회 운영의 바탕으로 발전시킨 큰 별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만연한 국가 개입주의와 포퓰리즘의 허상을 보면서 이들 지성의 죽음이 더욱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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