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5는 벼르던 응징. 흑17이 최강의 수순이다. 흑17로 18의 자리에 두고 백이 17의 자리에 막을 때 21의 자리에 끊는 것은 물건이 너무 작고 백진만 굳혀줄 뿐이다. 백26까지로 일단락인데 흑은 25집 정통의 실리를 확보했고 백은 막강한 세력을 얻었다. 검토실의 분석으로는 흑이 조금 밑진 느낌이라는 것. 오키나와 현지에 한국팀 단장으로 참가했던 김인9단은 흑21이 문제의 수였다고 지적했다. 참고도의 흑1로 몰았어야 한다는 것이 김인의 주장. 백2면 흑3으로 몰아 만족이고 백이 A에 따내면 B로 힘차게 솟아올라 역시 흑의 만족이라는 얘기였는데 박영훈도 나중에 그 주장에 찬동했다. 왕밍완은 백26까지의 진행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우하귀에서 위압적인 행마로 재미를 본 왕밍완은 다시 한번 백30이라는 위압적 행마로 16세 소년의 해법을 묻고 나섰다. 이 장면에서 흑의 ‘다음 한수’는 어디가 최선일까. 소년 박영훈은 여기서 정답을 맞히지 못하고 마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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