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환경은 날로 척박해지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성은 악화일로고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와 과당경쟁으로 돈 굴릴 데도 여의치 않다. 대부분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분야가 퇴직연금시장이다. 지난해 말 67조원 규모였던 퇴직연금시장이 2020년에는 200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데서도 이는 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 이런 알토란 같은 퇴직연금시장에서 신한은행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적립금 규모만 봐도 6조5,452억원(운용관리 기준, 3월 말)으로 국민은행ㆍ우리은행ㆍ기업은행 등을 앞서며 3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유치 실적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61개(500인 이상 사업장) 공공기관 중 80%가 넘는 50개사의 퇴직연금을 유치했다.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퇴직연금시장에서 공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것은 탄탄한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시장 선점을 목표로 그룹 역량을 퇴직연금시장에 집중해왔다.
1,000여개가 넘는 은행 지점을 활용한 영업뿐만 아니라 연금사업본부 내에 별도의 마케팅팀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공기업 ▲대기업 ▲리테일(중소영세업체 대상) ▲글로벌 기업 등으로 영업 대상을 세분화해 접근한 것도 돋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퇴직연금 도입률이 90%를 넘어섰지만 500인 미만 사업자는 여전히 도입률이 50% 안돼 중소영세업자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자산 관리에도 부쩍 신경 쓰고 있다. 향후 저금리 기조가 강화될 경우 경쟁력을 가늠할 잣대로 수익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원리금보장상품 이외에도 사모 주가연계펀드(ELF)와 같은 대안상품으로 관심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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