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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현금보유도 양극화 심화

지난해 현금흐름 우량업체 비중 4%P·적자 불량업체 1.3%P 증가<br>대기업-中企 이자보상비율 격차도 커져


기업들이 돈 운용에 얼마나 여유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금흐름(돈 보유량)에서도 기업들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기업간 경쟁력의 차이가 현금흐름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자금보유 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금흐름 우량업체와 불량업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자금보유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현금흐름 우량업체와 불량업체가 모두 늘어났다. 잉여현금이 발생해 현금 보유액이 늘어난 현금흐름 우량업체의 비중은 지난 2004년 전체의 41.3%에서 지난해 45.4%로 늘어난 가운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한 불량업체도 2004년 25.3%에서 지난해에는 26.6%로 상승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쟁력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실력차가 갈수록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도 드러났다. 대기업의 경우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이 100% 아래인 기업, 즉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 곳이 2004년 18.1%에서 지난해에는 18%로 소폭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2004년 26.0%에서 지난해에는 26.3%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수납액이 지난해 업체당 19억7,000만원에 머물러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 지출액인 27억7,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들로서는 부족자금을 증자나 차입 등 여타 재무활동을 통해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기업간 경쟁력의 차이가 현금흐름의 실력차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한계기업의 경우 환율과 유가 등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질수록 현금흐름 상황도 나빠지고 있는 반면 경쟁력이 있는 곳은 환경의 변동 여부와 관계없이 현금 보유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량-불량 사이에 낀 중간지대 기업들의 경우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게 되고 이 같은 보수적 경영행태가 현금보유 확대로 늘어나 현금흐름 우량업체로 바뀌는 이른바 ‘무늬만 우량업체’인 곳도 적지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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