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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위] 대화방 네티즌에 '왕따'
입력1999-02-08 00:00:00
수정
1999.02.08 00:00:00
『처음엔 잘하는 것 같두만…. 그럼, 그렇지. 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말로만 하지말고 온라인통신 같은 세세한 것도 좀 잘 하슈』기획예산위원회가 PC통신망을 통해 운영하는 「나라살림 대화방」에 최근 네티즌 전모씨가 띄운 글이다.
대화방 개설 초기엔 국민들의 질문에 그런대로 답변을 잘 하더니 요즘은 질문을 해도 통 소식이 없다는 점을 비판한 글이다.
기획위의 나라살림 대화방은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천리안, 하이텔, 인터넷 등 PC통신망에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기획위는 대화방 운영을 위해 담당자 3명을 배정, 별도의 사무실까지 두고 있으며 개설 초기엔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었다.
초창기엔 나라살림 대화방에 대한 네티즌(PC통신 이용자)들의 사랑이 대단했다. 첫달인 지난해 4월 한달간 등재된 글이 87건에 열람회수가 무려 3,692건에 달했다. 정부부처가 개설한 온라인 통신방중에서 이같은 열람률은 기록적이다. 정부개혁에 대한 민초들의 관심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요자 입장에서 제안한 건의가 정부개혁안 내용에 반영되는 등 대화방은 기대이상 역할을 해냈다는 평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방은 급격히 네티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최근에는 「왕따」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열람건수가 こ98년 5월 1,239건(글편수 44편) こ6월 890건(22편) こ7월 461건(11편) こ8월 312건(8편) こ9월 494건(12편) こ10월 277건(9편) 등으로 대화방의 인기는 매달 급격한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설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엔 첫달 3,692건의 3.2%에 불과한 121건(5편)으로 대화방의 위상이 볼폼없이 쪼그라들었다.
청와대가 지난해 10월말 설치한 「경제정책자료방」이 개설 3달만에 1만5,000건의 접속을 기록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획위 대화방의 열람률 급락 원인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정부부분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정부개혁이 국민의 전폭적 지지없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기획위는 이같은 「왕따」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PC통신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전국민을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획위 역할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반증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전씨 지적처럼 기획위의 회신이 こ98년 4월 15건 こ5월 9건 こ6월 8건을 기록한 후 6개월동안 단 한번도 없었던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대해 대화방 운영자는 『지난해 7월부터 전자편지(E-MAIL)을 통해 개별적으로만 답변하고 있다』며 『답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답변 내용에 대해 다른 네티즌들이 다시 시비를 붙는 등 의견수렴에 방해가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직접 편지를 쓰는 네티즌보다 단순히 열람만하는 네티즌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들은 질문보다 답변을 더 열심히 읽는다는 점에서 기획위의 해명은 다소 석연치가 않다. 정부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 원래의 설치 목적이라면 대화방은 보다 많은 열람이 이루어지도록 운영돼야 마땅하다. 귀찮다거나 비난받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우회한다는 것은 자칭 「개혁의 전도사」인 기획위가 선택할 전략이 아니다.
특히 공공조직의 생산성을 강조하고 공기업 경영혁신을 부르짖는 기획위가 스스로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면 개혁의 영(令)이 바로서기를 기대할 수 없다. 기획위가 누구에게보다 가혹한 채찍질을 스스로 가할 때만 모든 국민의 확고한 지지아래 공공개혁의 대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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