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워치, 자동차, TV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동시에 내놓은 것은 3주 전 애플과 삼성(타이젠 개발자 회의)이 신제품 운용 체제를 선보인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컴퓨터와 모바일은 물론 자동차, 가전 기기, 웨어러블 등 사물 인터넷 기반의 융합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거대 IT 기업들이 2차 플랫폼 전쟁에서 승자로 올라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고 말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국' 선언= 구글이 이례적으로 시계, 자동차, TV, 저가 스마트폰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이 이면에는 자동차, 스마트홈, 웨어러블에 이르는 IT 전 분야를 장악해 '안드로이드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구글은 이날 자동차를 위한 '안드로이드 오토',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 TV를 위한 '안드로이드 TV' 등 특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전격 공개했다.
특히 이날 선보인 자동차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능을 손목 시계 형태의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웨어러블 시장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생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디를 가도 안드로이드를 만나게 하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라며 "미래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같은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진영 앞세워 '애플' 견제= 구글은 웨어러블 시장을 겨냥한 독자적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선보였지만 하드웨어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안드로이드 웨어'가 장착된 'LG전자 G워치' '삼성전자 기어 라이브' '모토로라 모토360' 등 스마트워치 3종을 선보였다.
이 이면에는 애플과 직접 싸우기 보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통해 애플을 견제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전문가는 "운영체제 경쟁에서는 새로운 영역에 재빨리 제품을 내놓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구글은 애플이 탐내고 있는 웨어러블과 자동차, TV 등 모든 영역을 선점하려고 안드로이드 진영을 모아서 애플 견제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TV· 저가폰 시장 진출하는 구글 =이런 가운데 구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자 플랫폼 '안드로이드 TV'는 스마트폰에 적용되던 운영체제를 멀티미디어 기기로 특화 시켜 새로 설계한 것이 특징.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구글이 100달러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 개발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원'으로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한 판 승부를 피해가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고품질의 저가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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