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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중국서 저가공세·유통비 이중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현지 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높은 유통비용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LG경제연구원 배수한 책임연구원은 7일 `중국 전자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전자기업들이 현지 기업의 저가공세와 유통업체의 횡포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며 "지멘스의백색가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등 품목별로 극소수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내수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중국 공략에 나섰던 글로벌 기업들은 결실을 거두는 것은 차치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강조했다. 하이얼, 창홍, 하이신, TCL, SVA 등 세계적 규모를 갖춘 중국기업들이 저가를 무기로 가격전쟁을 일으켜 브라운관TV와 전자레인지 등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했으며, PDP TV, LCD TV 등 일부 프리미엄 제품에서도 현지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2004년 1-8월 중국시장에서 냉장고 점유율(판매금액 기준) 1-2위는 하이얼(25.5%)과 지멘스(12.0%)가 차지했고 LG전자는 8.6%로 3위,삼성전자는 6.9%로 5위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에어컨은 하이얼(16.0%), 메이더(10.9%), 커리(10.6%) 등 현지업체에이어 LG전자(7.1%)는 4위, 삼성전자(3.7%)는 6위였다. LCD TV는 작년 상반기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캉자(14.5%), 샤프(14.4%), 스카이워스(11.5%)에 이어 LG(10.5%) 4위, 삼성(2.2%)은 7위에 머물렀다. 지나치게 높은 유통비용 구조도 중국사업이 부진한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궈메이, 쑤닝을 비롯한 전영점(양판점)들은 공격적인 매장 증설, 특가 판매, 판촉행사 등을 통해 2-3년만에 중국 대도시 가전유통 시장의 60%를 차지하면서 각종비용을 고스란히 제조업체에 떠넘겼다. 전영점들은 매장 입점비, 인테리어 비용, 전시샘플 비용, 제품 설명 및 판매 보조를 위한 파견인력 유지비, 판촉행사비,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요구하면서 제조업체는 매출의 30-50%를 유통비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영점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인하 압력도 넣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통업체 협상력 약화와 제조업체의 반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 진정 △소득수준 향상 등 새로운 추세가 나타나면서 중국전자시장의 패러다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고 배 연구원은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궈메이와의 재계약 때 입점비 등 계약 외 비용 문제에 대한 협의에 실패하자 자사 제품을 철수시키는 초강수를 뒀고, LG전자 등도 불합리한계약조건의 파기나 수정을 위해 전영점들과 한바탕 겨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 연구원은 "가격 위주인 중국 전자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브랜드와 성능 등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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