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애플, 구글, 노키아 등 비통신 업체들이 독자적인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략에 나서면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이통사업자들의 영향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내세워 이통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구글도 ‘구글폰’을 내세워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노키아도 29일부터 독자적인 모바일 음악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끊임없이 이동통신 사업에 관심을 표명해온 구글은 아예 구글 전용 휴대폰인 ‘구글폰’을 생산하려는 계획을 준비 중이다. 구글폰은 애플의 ‘아이폰’과 같이 휴대폰의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사업방식의 근본을 뒤흔드는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미래에는 휴대폰으로 광고를 보는 대신 휴대폰을 공짜로 받게 될 것”이라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무료통화가 가능한 공짜폰을 소비자들에게 나눠주는 대신 모바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어 내겠다는 것이다. 애플의 전략은 컴퓨터와 MP3플레이어의 사업방식과 그 맥이 닿아있다. 애플의 PC인 매킨토시는 애플이 직접 개발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으며 인터넷도 전용 브라우저인 ‘사파리’로 즐겨야 한다. MP3P인 아이팟도 전용 온라인 음악서비스인 ‘아이튠스’를 이용해야만 음악을 구매할 수 있다. 애플은 이러한 사업모델을 자신들이 개발한 휴대폰 아이폰으로 옮겨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시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과 달리 전통적인 이동통신의 먹이사슬에 속해 있는 노키아도 이통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음악 서비스를 29일부터 시작한다. 연간 4억대에 달하는 휴대폰을 공급하는 노키아는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보다 이통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다. 노키아는 지난 1윌 조직개편을 통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독립된 사업부서로 승격시켰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모바일 인터넷 등 기존에는 이통사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담당하던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관계자는 “애플이나 구글처럼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들어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드는 일이 더 많아지고 노키아와 같이 기존 통신시장에서 쌓은 영향력을 다른 분야로 넓히려는 시도도 활발해 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통신사, 제조사, 콘텐츠 업체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최광기자 chk011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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