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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측근들 "떠나고 싶지만..."
입력1998-09-29 19:50:00
수정
2002.10.22 07:45:09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참모들은 요즘 딜레마에 빠져있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에 염증을 느낀 참모들은 백악관을 떠나고 싶지만 후임자가 없어 사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당장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불똥을 꺼야하는데다 클린턴의 탄핵위기까지 겹치면서 발이 묶여있다. 도나 샬랄라 보건후생 장관, 캐롤 브라우너 환경청장 등도 클린턴의 위증 사실에 격분, 사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회의 클린턴 탄핵 추진으로 침몰해가는 백악관호(號)를 나몰라라 하고 탈출하기엔 도덕적 명분이 서지않는다는 것도 이들의 사임을 주저케하는 이유다. 클린턴이 임명한 후임자는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지만 클린턴 탄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공화당이 가만 있을리 없다.
반면 의회의 인준절차가 필요치 않은 백악관 참모직의 경우 사퇴행렬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미 마이크 매커리 대변인이 사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어스킨 보울스 비서실장, 란 엠마누엘 수석 정치고문도 짐쌀 준비를 하고있다.
당장 클린턴은 유엔대사 후임에 외교 베테랑인 리차드 홀브루크를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그의 재산공개가 명확치 못하다며 인준을 거부하고 있다. 세달째 공석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사 자리는 아예 후임자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쟁에 휩싸여 있는 의회의 인준 고문을 당할 것이 싫어 클린턴의 제의를 고사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사회복지개혁에 중추적 역할을 맡기로 돼있던 루빈과 샬랄라. 울며 겨자먹기로 자리에 남더라도 이미 마음이 떠난 이들이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클린턴과 함께 제대로 정책 수행을 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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