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는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과 함께 본격화됐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러, 월풀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리쇼어링이 이뤄지더니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본국으로의 제조설비 이전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제조비용 상승, 품질 개선에 대한 필요성 증가, 최종 고객에 대한 근접성 등의 요인 때문입니다.
미국 내 제조 생태계 혁신도 제조업 부흥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3D 프린터 혁명으로 금형 제작 없이 시제품 제작이나 소량생산이 간편해졌습니다. 미국 전역에 등장한 테크숍(tech shop)에서는 월 175달러에 다양한 제조설비·도구·소프트웨어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크라우드펀딩 덕에 제조업 분야에서 소자본 창업도 쉬워졌습니다. 1인 제조기업 시대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진출전략도 바뀌어야 할 시점입니다. 단순 납품이 아니라 미국 제조업체들의 밸류체인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사물인터넷, 입는 스마트 기기 등 혁신 분야의 투자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또 맥킨지는 투자지역 선정의 관건으로 '수요'와 '혁신'에 대한 접근성을 꼽은 바 있습니다. 현지 기업과 협력하며 지속적인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 최종 고객의 수요가 몰려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투자 방안은 합작사 설립이나 인수합병(M&A)이 최선일 것입니다.
/김필성 실리콘밸리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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