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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패션코리아 시대] <2> 토종 브랜드의 변신

새옷 입은 K패션 "안방 뺏길 수 없다" 글로벌SPA에 대반격<br>제일모직 SPA 에잇세컨즈 출시… 이랜드도 후아유·미쏘 등 가세<br>LG패션, 10년만에 남성복 론칭 시장 불황에도 틈새 공략 성공<br>코오롱, 디자이너 브랜드 인수… 쿠론·슈콤마보니 등 다크호스로


K패션이 글로벌패션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며 세계를 넘보고 있는 반면 글로벌SPA(제조ㆍ유통 일괄화의류) 브랜드는 안방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글로벌SPA 브랜드들은 제조와 유통 일괄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1~2주 단위로 바뀌는 디자인 변화 속도 등을 앞세워 지난 3년간 국내에서 평균 56%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패션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경기불황을 겪으며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을 꼼꼼히 따지게 된 스마트 소비자들을 지렛대 삼아 몸집을 불린 이들은 국내 패션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토종 브랜드들은 안방을 사수하고 글로벌 공격을 본격화하기 위한 변신을 시작했다.

◇글로벌SPA 브랜드의 협공=스피디한 제품기획과 생산ㆍ유통 일괄화를 통해 저가를 무기로 내세웠던 글로벌SPA 브랜드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품질 부문까지 보강하고 나섰다. 또 백화점, 로드숍, 대형 쇼핑몰까지 진출해 접근성을 높이며 사세를 확장했다. 삼성패션연구소가 추산한 지난해 글로벌SPA 브랜드의 국내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30% 성장한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글로벌SPA 브랜드의 공세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클로는 올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60%나 늘려잡고 올해 처음으로 국내 브랜드, 일본 및 미국 중소 브랜드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홀리스터'와 올해부터 직접 뛰는 '망고', 국내 입성을 타진하고 있는 영국의 '프라이마크' '톱숍' 등의 활약이 더해질 경우 글로벌SPA의 한국 공략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지난해가 글로벌SPA 브랜드들의 활약이 본격화된 시기였다면 올해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SPA 브랜드로 넘어오는 타깃층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종 브랜드 최선의 반격은 변신=토종 브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토종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해 공격의 선봉에 세웠다. 론칭 2년차인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해 글로벌SPA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로써 올 4ㆍ4분기에는 신생 브랜드로서 이례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ㆍ상하이 등에 5개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해 오는 2020년 중국 매출 1조2,000억원, 국내 매출 8,000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주요 상권 14개 매장에 이어 올해 16개 매장을 추가로 연다. 신진 패션 디자이너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디자인력을 강화하고 SPA 브랜드 생존의 핵심인 품질을 향상시켜나갈 방침이다.

이랜드는 토종SPA 브랜드 육성을 국내 패션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전개해온 스파오와 미쏘, 지난해 SPA 브랜드 전환을 선언한 후아유를 본격적으로 키워 글로벌SPA 브랜드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해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스파오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20여개 매장을 추가 오픈, 총 60여개 매장에서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자라와 H&M을 경쟁상대로 정한 미쏘 역시 올해 15개 매장을 추가로 열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틈새시장에 답 있다=조수빈 LG패션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불황으로 패션시장이 큰 타격을 받다 보니 신규 브랜드 론칭을 꺼리지만 시장을 잘 읽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면 오히려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패션 환경의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한다. 지난해 9월 LG패션은 3년간의 준비 끝에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일 꼬르소 델 마에스트로(거장의 여정이라는 뜻)'를 선보였다. 불황으로 신규 토종 브랜드 론칭이 전무했던 지난해 그동안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LG패션은 10년 만에 토종 남성복 브랜드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35~45세의 감각적이고 패션에 관심 많은 중년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틈새 브랜드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을 띠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흥 소비계층에 어필하자 일 꼬르소는 론칭 때 세운 목표치보다 2배 이상 높은 판매액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김재현 디자이너의 여성복 '쟈뎅드슈에뜨'와 국내 디자이너 슈즈 1세대인 '슈콤마보니'를 품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수의 유럽 브랜드가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코오롱FnC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코오롱 관계자는 "현재 해외 명품과 SPA 브랜드로 양극화된 국내 패션시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정체성이 명확한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가 앞서 2010년 인수한 국내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쿠론'은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매년 두자릿수의 가파른 성장세로 지난해 45개 매장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불황의 타격이 큰 잡화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쿠론의 이 같은 성장세는 소비자 구매 패턴이 기존 매스티지와 명품 일색에서 명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디자이너 브랜드로 옮아가는 소비 트렌드와 부합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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