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이르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도시민의 비중이 전체 지구촌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도시화ㆍ과밀화는 생태계는 물론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을 적절히 활용한 환경생태도시로의 전환이다. 이미 각국의 대도시들도 이 점에 주목해 다양한 친환경 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공용 전기자동차, 마천루 농장, 자기부상 풍력터빈 등 환경의 재앙으로부터 도시민을 구해줄 미래 친환경 기술의 면면을 만나본다. 인구 과밀화 따른 대기오염등 심각 # 대도시로 몰려드는 지구촌 인구 전문가들은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도시 이주 현상 심화로 올해 안에 전세계 인구 중 도시민의 숫자가 비(非)도시민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오는 2030년에는 현재 33억명 수준인 도시 인구가 50억명으로 늘어나 지구촌 전체 인구의 6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년 전 중소 도시에 불과했던 중국의 둥관(東莞)은 이미 인구 700만명의 대도시가 됐으며 지난 1970년대 300만명이 거주했던 나이지리아의 라고스는 2015년께 인구 2,400만명의 거대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같은 도시화가 필연적으로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한다는 것. 자칫 인구 과밀화에 따른 공기오염 때문에 시민들의 건강이 악화돼 연간 250만시간의 노동력 감소가 나타나는 멕시코시티 같은 도시가 곳곳에서 재현될 수 있다. 환경학자들은 이 같은 악몽을 막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생활을 전제로 도시계획을 수립해 환경생태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많은 과학자들과 엔지니어ㆍ도시설계자들은 시민들을 환경 재앙으로부터 구해줄 다양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車등 청정 교통수단 등장 #매연 없는 대도시...청정 교통 친환경 도시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교통수단이다. 운송기기들이 내뿜는 유해가스가 도시공해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 대도시에는 기존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디젤ㆍ수소ㆍ전기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들이 도로를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MIT 연구팀은 아예 개인 자가용을 대체할 2인승 공용 전기자동차 시티카(city carㆍ그림 1)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하철역 등 교통요충지 인근의 보관소에 시티카를 다량 배치해놓고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 시민들은 대형 할인매장의 쇼핑카트처럼 출발지 인근의 보관소에서 시티카를 빌려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인근의 보관소에 반납하면 된다. 지붕에 장착된 태양전지에서 전력을 공급 받기 때문에 연료비 부담은 전혀 없다. 특히 MIT는 시티카의 차체를 접히도록 설계해 주차공간의 낭비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미국의 유니모달사는 스카이트랜(skytranㆍ그림 2)이라는 2인승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고 있다. 소형 케이블카처럼 생긴 자기부상열차는 시속 240㎞의 속도로 승객들을 운송해준다. 400m마다 정거장이 설치돼 있는데 사용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설정해 움직인다. 유니모달은 스카이트랜 인프라가 도시 전역에 구비되면 3차선 고속도로와 맞먹는 시간당 1만4,000명의 수송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프라 구축 비용도 경전철 건설예산의 10%에 불과한 1.6㎞당 1,000만달러면 된다. 이에 더해 미국인 발명가 마크 오버홀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으로 터빈을 돌리는 고속도로 풍력터빈(그림 3)을 개발, 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30층 빌딩서 5만명분 식량 생산 #신선한 먹거리와 마실거리 시민이 살아가는 데 깨끗한 공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물이다. 신선한 물이 공급되지 않는 대도시는 전염병의 창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상의 물 중 인간이 마실 수 있는 것은 단 1%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UCLA의 소재과학자 에릭 훅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식수로 전환해주는 해수탈염시스템(SDSㆍ그림 4)을 개발했다. 해수탈염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나노튜브로 된 그물막인데 굵기가 머리카락의 10만분의1에 불과하다. 바닷물을 이 막에 거르면 입자가 큰 염분은 통과하지 못해 순수한 물만 얻을 수 있다. 또한 친수성 폴리머로 코팅돼 있어 박테리아 등의 이물질도 100% 제거된다. 초기 실험에서 이 시스템은 기존 증기재압축식 해수담수화기술 대비 50%나 높은 효율성을 발휘했다. 미국 우즈홀해양과학연구소는 식수의 유지 관리에 주목해 상수도 배관 수리용 자율주행로봇(그림 5)을 개발했다. 뉴욕 크기 정도의 대도시에서는 낡은 상수도관으로 인해 매일 1억3,000만리터 규모의 식수가 유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관 수리용 로봇은 비디오카메라와 소나를 활용, 스스로 상수도관을 점검ㆍ보수한다. 이스라엘 오가니테크사의 경우 먹거리의 변혁을 꾀하고 있다. 방대한 토지가 필요한 현재의 농경법으로는 미래 거대 도시에서 요구하는 충분한 작물 생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가 내놓은 해법은 일명 마천루 농장(그림 6). 땅이 아닌 초고층 빌딩에서 전자동 수경재배시스템을 통해 각종 농산물과 해산물을 길러내자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물은 사용 후 버려지는 하수를 홍합으로 정화해 사용한다. 또한 식물의 잎 등에서 증발된 수증기를 포집해 식수를 만들 수도 있다. 오가니테크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30층짜리 빌딩을 지으면 약 5만명분의 식량과 식수 생산이 가능하다. 자기부상 풍력터빈 80만가구분 발전 #무한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석탄ㆍ석유 등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의 확보는 미래 대도시에 더없이 중요한 과제다. 미국 뉴저지공과대학의 화학자 섬나스 미트라가 개발한 페인트형 유기 태양전지(그림 6)는 도시의 모든 빌딩이 필요 전력의 대부분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해줄 혁신적 제품이다. 실리콘을 사용하는 지금의 태양전지와 달리 이 제품은 점성을 지닌 나노입자를 페인트를 칠하듯 유연한 플라스틱 필름에 코팅해 제작된다. 이 때문에 대형 철제 구조물 없이도 건물 외벽ㆍ유리창ㆍ지붕 등 어디든 손쉽게 부착할 수 있다. 나노입자는 두 종류가 혼합돼 있다. 하나는 햇빛을 받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전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 ZH에너지테크놀로지사가 지난해 국제풍력박람회에서 공개한 자기부상 풍력터빈(Maglev Turbineㆍ그림 8) 또한 차세대 친환경 발전 기술로 꼽힌다. 자기부상 풍력터빈은 네오디뮴 영구자석 위에 원통형 회전 날개를 떠 있도록 한 풍력발전기다. 날개 회전 때 마찰이 전혀 없어 바람이 초속 1.5m만 되면 회전을 시작하고 발전효율도 탁월하다. 설비 운영에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 없음은 물론이다. 제조사 측은 이 터빈 1기로 80만가구가 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작단가가 1기당 약 5,300만달러에 이르지만 한번 설치하면 무려 500년간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영국의 시제너레이션사는 수심 40m에서 조류의 힘으로 로터를 돌리는 조력터빈(그림 9)을 개발, 아일랜드 앞바다에 건설하고 있다. 이 조력터빈은 1,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다. 아일랜드의 웨이브밥사는 파도에 따른 해수면의 출렁임으로 무게추를 상하 운동시켜 전기를 얻는 파력발전기 웨이브밥(Wavebobㆍ그림 10)의 프로토타입 개발에 성공했다. MIT 출신 건축가인 제임스 그레이엄과 테디우스 저스킥이 제안한 보도블록 발전기 크라우드 팜(Crowd Farmㆍ그림 11)도 눈여겨볼 만한 기술이다. 사람이 보도블록을 밟는 힘을 전류로 바꿔주는 이 장치를 철도역 등 사람이 붐비는 곳에 설치하면 LED 6,500개를 밝힐 전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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