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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의 자금인출 사태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시장의 위축과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LS는 발행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상품인데 최근 동양증권이 위태로워지면서 최악의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의 총 ELS 발행 규모가 2011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ELS 시장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공모 발행 기준 대우증권의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1,257억원(65회)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709억원(42회)에 그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44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줄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631억원에서 절반 정도인 325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된데다 ELS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투자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양증권 사태가 ELS 발행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연구원은 "동양증권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이 ELS에 잘못 투자하면 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 투자자들이 투자에 좀 더 신중해지고 발행 시장도 당분간 위축될 것"고 지적했다.
ELS 발행 시장의 양극화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상품기획부 관계자는 "기존의 ELS 투자자는 수익률을 기준으로 발행사를 결정했는데 앞으로는 신용도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양증권 측은 ELS 투자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동양증권 관계자는 "지금 당장 동양증권 ELS 전체가 부도가 나도 동양증권 자본을 고려하면 돈을 못 받을 가능성은 적고 고객자산과 고유계정은 분리해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독 당국의 지시로 증권사 고유계정과 ELS 고객 자산을 분리해 관리하기로 돼 있지만 펀드처럼 수탁은행에 별도로 예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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