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 1,700선 중반 대에서도 주식형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있다. 7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가 1,75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이면서 1,720선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1,022억원 들어왔다. 전날인 8월31일 코스피지수는 1,742.75포인트로 1,700선을 훌쩍 넘긴 상태였지만 투자자들은 1일 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펀드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는 1,700 중반에만 오면 환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곤 했던 지난 7월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8월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순유입이 나타난 시기는 모두 3차례로, 12~17일(4거래일간 2,500억원), 26~30일(3거래일간 2,144억원), 9월 1일이다. 8월12~17일 코스피지수는 1,721~1755였고, 26~30일은 1,729~1,760 였다. 1,700 초ㆍ중반에서는 펀드에 돈을 넣는 모습이다. 7월까지만 해도 펀드 환매구간이었던 1,700 초ㆍ중반 구간이 요즘은 ‘매수’구간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는 지수 1,700대 초반을 바닥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과거 1,700대에서 들어온 펀드자금의 환매가 거의 마무리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는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펀드 환매를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몇차례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1,700대에 대기하고 있던 펀드 환매물량이 대부분 해소됐다”며 “최근 단기 박스권이 1,700선 위에서 형성되자 1,700선 초반을 하단으로 인식한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지수가 한 단계 상승한 이후 펀드 매수구간도 함께 올라갔다”며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 1,700선 이상에서 돈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코스피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1,800선을 넘어설 경우 금융위기 이전 1,800선 대에 들어온 펀드자금(추정액 약 9조7,000억원)이 또다시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 10월 증시가 고점을 찍을 당시 들어온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수요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계웅 팀장은 “증시가 1,800선을 돌파할 경우 환매가 나타나 내년 초까지는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1,800선 이상에서도 펀드 순유입이 나타난다면 그 시기가 바로 펀드자금이 증시에서 제 역할을 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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