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4거래일 만에 650선 고지를 다시 탈환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650선 전후에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4분기 어닝시즌이 추가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시장 예상을 충족하는 실적을 달성한다면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700포인트 이상으로 내달릴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코스닥지수가 84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1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8%(3.75포인트) 상승한 650.4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651.05) 6년 9개월여 만에 650선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650선 고지를 밟았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3억원, 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외국인은 4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총 5,136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 활황을 이끌고 있는 개인에 더해 지난 27일 이후 '사자'로 전환한 기관의 매수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모바일 게임주가 저평가 매수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중국 모멘텀까지 겹치며 상한가로 치솟았고 이스트소프트(13.67%), 조이맥스(11.09%), 데브시스터즈(9.09%) 등 코스닥에 상장한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주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 어닝시즌을 기점으로 코스닥지수가 가격 부담을 떨쳐내고 추가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결국 지수상승의 실질적인 증거인 실적의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코스닥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끈 헬스케어주가 시장 예상치의 실적을 보여주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지속된 코스닥 강세는 헬스케어 섹터가 이끌고 있다. 지난 2010년 9%에 불과했던 헬스케어 시가총액의 비중도 19%로 늘었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제약사의 1분기 실적이 상위사 대비 월등하게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과열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숨어있는 연구개발(R&D) 모멘텀까지 감안하면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상향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분기별 실적 흐름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조사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분기 4,290억원, 2분기 5,063억원, 3분기 5,199억원, 4분기 5,50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 쏠림현상으로 신용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10~2012년까지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강도(연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연 평균 시가총액)가 코스닥보다 강했지만 2013~2014년에는 코스닥 순매수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외국인의 추가 자금 유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에너지와 소재, 산업재 섹터에서 나온 자금이 건강관리와 IT, 경기소비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해당 섹터의 비중이 높아 자금 이동의 수혜를 더 받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스닥 상단은 760~840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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