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흐름에 엔저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크게 약화된 탓이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2%(14.87포인트) 떨어진 2,047.74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2,920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68억원, 1,767억원을 팔아 치웠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상당기간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줄인 것으로 시장은 평가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내년 상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불식됐다"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의 강한 회복과 정상적 인플레이션 복귀 등 실물경제의 뚜렷한 회복 징후가 나타나야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기금리 인상 우려는 완화됐지만 달러 강세와 이에 따른 엔저 가속화로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연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8.39엔까지 하락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10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종료되면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는 다시 불 붙을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속도가 원·달러를 앞지르면서 수출 기업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는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엔저는 일본과 경쟁 관계에 놓인 국내 대형 수출주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005930)(-1.31%)와 SK하이닉스(000660)(-2.72%) 등 대표 수출주들이 약세를 보였고 자동차 관련주들도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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