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사진) 은행연합회 회장이 최근 금융회사들의 급격한 실적 악화와 관련, "적정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세금도 내지 못하고 일자리도 만들지 못한다"며 "금융사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고언을 했다.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회공헌 등 공적 기능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박 회장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 사회공헌 확대 등 최근 은행에 기대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려면 수익이 증가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어려운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인도로 출국한 그의 고언은 올 1ㆍ4분기 급격한 실적 악화에 직면한 은행의 답답한 속내를 대변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박 회장은 "자본시장에서 기대하는 적정 수익을 못 내면 결국 세금도 못 내고 투자 및 일자리 확대도 어렵다"며 "은행이 수익 내는 것을 우리 사회가 너무 나쁜 쪽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론몰이식 선행 압박에 금융회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특히 정권 초기 당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선정적 선행 경쟁을 부추길 경우 은행 본연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공익적 요구도 수익을 남기지 못하는 수준이 되면 안 된다"며 "사회적 공헌도 지속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ADB총회 참석 이후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에 합류해 오는 10일 입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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