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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교육부장관 현대그룹 특강
입력1999-02-10 00:00:00
수정
1999.02.10 00:00:00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10일 오전 현대 계동사옥 지하2층 강당에서 현대그룹 소속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새 학교문화 창조와 학부모의 역할」이란 주제로 특강했다.李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는 우리 경제의 기초가 부실해서 발생했으나 근본적으로는 단편적인 지식 위주의 암기교육으로 개성과 창의성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지 못한 우리 교육에 큰 책임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고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공동체 형성에 우리 모두가 참여해 교육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참여주체가 가정과 어머니에서 기업과 아버지까지 확대되는 교육참여의 「코페르니쿠스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李장관은 강조했다.
이 강연회는 「새 학교문화 창조」 운동의 조기정착을 위해 장관이 학부모와 기업 등 교육수요자를 직접 만나 설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李장관은 12일 오전 8시30분 삼성생명빌딩 1층 씨넥스영화관에서 삼성전자와 계열사 소속 임직원 400여명에게도 같은 주제로 강연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새 학교문화란 학교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학교현장의 문제점을 스스로 고쳐 나가는 교육실천운동이다. 학교공동체에는 교사와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역공동체, 기업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교육의 핵심 주체인 학생이 창의성을 기르고 인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수요자인 기업체와 학부모, 특히 아버지의 학교교육 참여가 중요하다.
아버지의 학교와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휴일동네 학교에서 하는 조기축구에 대한 관심과 다를 바 없다. 자녀의 학교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학교에 자녀를 맡겨놓고 마냥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다 입시학원에서 내놓는 모의고사 점수와 커트라인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지난 한해동안 촌지없애기 운동을 벌인 결과 교사는 징계가 두려워서라도 촌지를 안받으려 하지만 주려는 시도는 여전하다. 「치맛바람」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집안일만 하는 어머니가 「내 자식의 교육」만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어머니 중심의 자녀교육에서 벗어나 아버지도 학교교육에 적극 참여해 「치맛바람」과 「촌지」 등으로 왜곡된 학부모 교육 참여문화가 개선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아버지들이 학교교육에 참여해 전문적 식견과 지식을 반영해야 한다.
교육부는 아버지의 교육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아버지 학교방문의 날」을 운영함으로써 방과후나 토요일 오후의 학교운영위원회 개최, 자원봉사자·명예교사, 방과후 교육활동 강사에 아버지의 적극 참여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부는 또 올해부터 대학·기업·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세계수준의 대학원중심의 대학육성사업」을 펼쳐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의 연구역량을 높이고 대학원 수준의 산·학협동연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산·학 협력체제 참여가 절실하다.
우리의 국민소득이 1만달러 시대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6,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과 같은 2차산업 위주의 교육으로는 6,000달러 시대도 버티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정보통신이나 소프트웨어, 금융서비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지 않으면 1만달러 국민소득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적 능력을 갖춘 인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는 교육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도 국방부 주도의 교육연구지원시대는 끝났고 산학협동의 시대가 왔음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더욱 그렇다. 기업들이 필요한 연구를 광범위한 산학협동 네트워크를 통해 수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좀 더 산·학협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폭넓게 참여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은 대학 간판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제도를 뿌리내려야 한다. 외국어 구사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봉사활동정도 등으로 다양한 평가기준에 따라 신입사원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기준이 바뀌어야 점수 따기 위주의 대학입학제도가 개선돼 새로운 학교문화가 꽃피울 수 있다.
이 점에서 기업은 대학을 상대로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 주도록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 능력있는 학력은 중요하지만 능력없는 학력은 무의미한만큼 교육이 바뀌려면 기업의 직원채용 방식도 변해야 한다.
우리 교육의 걸림돌로 비판받아왔던 대학입학제도의 개혁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경직된 학교문화의 틀을 21세기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공동체의식을 지닌 인재양성을 위한 토양을 마련하고자 새 학교문화 창조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우리 교육을 전환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늘의 위기는 희망찬 재도약을 위한 움츠림인만큼 지금 기업체와 아버지의 교육에 대한 「코페르니 쿠스적 인식전환」과 적극적인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부는 「새학교 문화창조」를 위해 기업체 임직원과 자녀를 둔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방문연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도 및 지역 교육청에서도 지역기반 기업체를 대상으로 방문연수를 실시함으로써 아버지가 학교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새로운 교육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정리=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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