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신자유주의 경제를 비판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경연은 7일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견해'라는 보고서에서 “장 교수는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의 암묵적 계획경제를 지지하고 있으나, 이는 성장을 저해하고 분배의 효율성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동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성장은 장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기업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 때문이 아니라 시장경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유인이 제도적으로 부여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소득수준을 향상시키는 길은 정부주도의 계획경제가 아니라 자유시장경제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시장보다 좀 더 효율적인 자원 배분 기구라는 장 교수의 주장에 대해 기업 간 경쟁을 통해 잘못된 투자를 배제할 수 있는 시장의 효율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선근 선임 연구위원은 “경쟁의 압력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잘못된 투자를 과감히 종결시키지 못하는 정부계획의 문제를 무시하는 것”며 “정부의 자원배분은 위험한 투자 안을 식별할 수 있는 금융시장의 성숙을 가로막아 성장을 정체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장 교수가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소득이 개인의 능력을 반영하지 않으므로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소득분배 기준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분업 체계와 투자의 결과인 개인의 부가가치 생산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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