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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속도 붙는 조선사 구조조정

"미루다간 공멸"… STX조선-성동조선 합병설도 나와

채권단, 대출금 돌려받기 어렵자 인수합병 등 강력한 카드 검토

대우조선은 STX프랑스 인수 추진 중

고용창출·지역경제 파급 효과 커 노조 반발·지역민원은 걸림돌 될 듯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등 채권단이 손에 쥐고 있는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조선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채권단이 대출금 돌려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조선사 간 인수합병(M&A) 등 강력한 경영정상화 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반발과 지역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할 때 구조조정도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13일 조선·금융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특단의 조치가 예상되는 '0순위'는 성동조선해양이다.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에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안했지만 지난 11일 우리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성동조선이 2010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 지금까지 2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된 가운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추가 대출을 받아 선박 건조에 쓰려던 성동조선은 계획이 틀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조선소 운영이 어려워진 것은 둘째치고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규 수주가 어려워지고 기존 수주까지 날아갈 수 있다. 지난해의 2조6,000억원대 신규 수주가 물거품이 되면 사실상 조선소 문을 닫아야 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지난해부터 제기되던 STX조선해양과의 합병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 역시 2013년 4월 자율협약 진행 이후 아직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두 회사를 합쳐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정상화를 이뤄낸다는 것이다. 합병으로 자재를 함께 조달하고 비어있는 도크를 공유하면 원가절감 효과가 크고 중소 조선소 간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위험도 낮아진다. 일본도 좋은 본보기다. 1월 일본은 국가별 월간 수주량에서 6년10개월 만에 깜짝 1위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엔저도 큰 영향을 미쳤지만 조선사 간 합병과 공동출자 등으로 5사 체제 대형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TX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아직 현장에서는 합병과 관련해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고 밝혔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수은이 합병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궁극적으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수은이 성동조선이 쓰러지도록 놓아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산은이 STX유럽 계열사인 STX프랑스를 대우조선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결국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경쟁력을 가진 대우조선에는 크루즈선이라는 신사업을 안겨주고 STX조선해양은 재무 부담을 더는 구조다. 이달로 STX조선에서 대우조선으로 적을 옮긴 정성립 사장의 양사 간 시너지 추진 전략에서도 채권단의 의지가 엿보인다. 정 사장은 STX조선 퇴임 고별사에서 "STX조선의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대우조선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공유·활용할 것"이라며 "대주주의 뜻"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시너지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세계 최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실적을 거둔 대우조선이 선박 블록을 STX조선에 맡기는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이 거론된다.

채권단이 인수합병부터 자산매각·청산 등 최대한 손실을 덜 보는 방향의 조선사 구조조정안을 따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반발과 지역 민원은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형 조선소에는 협력사까지 7,000~8,000명이 일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채권단이 원하는 대로 구조조정을 하려면 노조는 물론 지역과 정치권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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