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오는 2017년에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 세계시장 5위인 화학업계 순위도 3위나 4위로 올라설 것입니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은 2월28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가 강한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박 부회장은 LG화학 대표이사 취임 1년여를 맞아 △R&D가 강한 세계적 소재기업 △인재가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 △사회와 함께 숨쉬는 책임감 있는 기업을 LG화학의 경영과제로 제시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이를 경영과제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세 가지 꿈'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R&D 투자와 관련해 "LG화학이 지금까지 소재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R&D"라며 "앞으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당장 올해 R&D 분야에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5,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부회장은 또 현재 약 23조원인 매출 규모를 감안할 때 2017년 매출 30조원이라는 목표가 다소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난해 매출 정체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의 영향이며 물량 자체는 6~7% 늘었다"면서 "2017년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각 사업이 늘어날 것을 계산해보니 이는 그냥 꿈이 아니라 이뤄지는 꿈"이라고 답했다.
박 부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탄소나노튜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고기능 기술기반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아울러 카자흐스탄 에탄가스 기반 석유화학 단지 건설 추진도 핵심사업으로 소개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는 올해 안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끝나고 설계 공사를 시작한다"며 "2017년에 생산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셰일가스 투자와 관련해 "오래전부터 미국도 검토하고 있고 여러 가능성에 대해 전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셰일가스 기반 사업 가능성을 알렸다.
박 부회장은 자동차 배터리용 중국 공장 설립 계획에 대해서는 "소형전지 공장은 이미 중국 남경에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는 다른 지역을 보고 있다"며 "수주를 할 수 있는 양이라든지 법률적 준비 등을 고려해야 해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2차전지 분리막 특허분쟁과 관련해서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 부회장은 크로스 라이선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면서도 "크로스 라이선스는 비슷하게 주고받을 게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타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부회장은 또 "전기차 2차전지가 미래 먹을거리라 전세계가 덤벼들고 있고 우리가 앞서가고 있다. 이건 어느 한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술"이라며 "이에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소송은 선발기업이 후발기업의 뒷다리를 잡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유망산업인 2차전지를 지키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안전환경에서 시작한다"며 "지난해 안전환경 분야에 9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56%가 늘어난 1,4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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