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탈모에 대한 관심이 지금 같지 않았다. 그저 노화가 진행되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보통 탈모가 시작됐다고 하면 50-60대 중, 장년층의 경우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우리나라 탈모 환자는 1,000만 명을 넘어가고 있으며 이 중 20-30대 탈모 환자는 절반에 가깝다.
이렇게 20-30대 젊은 층의 탈모 환자 비율이 높은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잦은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작용 등 여러 원인이 존재하며, 탈모 발생에 대한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끼워 맞추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의 탈모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탈모 치료 관심과 함께 늘어나는 다양한 치료법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연애나 외적 미용, 또는 취업 등의 원인으로 인해 탈모에 대한 경각심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탈모 치료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하지만 과연 어떤 탈모치료가 효과적이고 정말 안전한 치료방법인지에 대한 부분은 무지한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 탈모 시장은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이 틈을 타서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탈모치료 제품과 약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탈모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자극적인 문구들을 앞세워 발모효과를 보장하는 샴푸제품, 복용약물이나 바르는 약제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앞서 열거한 탈모치료 제품들이 탈모치료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확신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실제로 제대로 인증되지 않은 제품을 통해 효과를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오히려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탈모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안전보다 효과, 효과보다는 가격
이러한 원인에는 아마도 사람들의 경제적인 부분과 동시에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 가지 사례로 관악구에 거주하는 박모씨(28)는 2년 전부터 탈모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모발이식수술이 탈모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을 결정할 병원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모발이식수술비용 때문에 결국 모낭분리사가 직접 모발이식수술을 진행하는 불법이식술을 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두피상태와 모발 상태에 맞지 않는 불법모발이식수술로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려 탈모 증세가 더욱 악화된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변을 보면 김씨와 같이 모발이식수술의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인증되지 않은 불법모발이식수술로 화를 부른 경우가 간혹 있다.
이렇게 과학적인 안정성과 수술능력을 입증 받지 못한 기관, 또는 비 전문가에 의한 수술, 그리고 각종 탈모치료 제품들은 제대로 된 탈모 치료에 대한 시기를 늦추게 하고 증상의 악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모발이식수술이란 무엇일까
현재까지 탈모를 치료하는데 많은 치료방법들이 개발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모발이식수술은 근본적인 탈모 치료에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보이는 수술의 형태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발이식수술은 체계적인 교육과 임상경험, 실습을 통해 양성된 전문의에 의한 안전한 집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부분에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위의 사례와 같이 불법적인 모발이식수술이 자행되기도 한다.
모발이식수술은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이용하여 앞머리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방법이다. 이렇게 이식된 머리카락은 영구적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탈모 부위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모발이식수술에 대해 대한모발이식학회 정재헌 회장은 “탈모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 기타 제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모발이식수술은 모발이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전문의에게 받아야 합니다. 환자마다 제각기 다른 두피, 모발 특성을 간파하고 맞춤형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미용 치료보다 가장 숙련도가 우선시 되는 수술법입니다” 라며 시술자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대한민국 탈모치료 일번지, 대한모발이식학회
대한모발이식학회는 2011년도에 설립되어 그간 탈모와 탈모치료, 모발이식수술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와 정보 교류에 힘써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많은 의사들이 모발이식수술을 시행하지만, 모발이식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없어서 외국학회를 통해, 또는 개인적으로 수소문하여 어깨 너머로 배우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 대한모발이식학회의 설립취지이다.
또한 대한모발이식학회는 지난 12일, 저소득층과 화상 환자, 기타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무료모발이식수술로 공익을 위한 ‘프로보노 캠페인’ 관련 기자간담회를 성공리에 마쳐 향후 모발이식학회의 진행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저소득층 무료모발이식수술 ‘프로보노 캠페인’에 대한 참가 신청자 모집은 당초 2월 2일까지였지만 이달 말(28日)까지 추가적으로 환자를 모집하여 혜택에 대한 폭을 넓혔다.
또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탈모 환자의 심리와 행동을 알아 볼 수 있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설문 조사는 탈모 치료와 모발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대한모발이식학회 소속 병원 13곳을 방문한 환자 122명을 대상으로 2개월간 진행된 결과이다.
주목해 볼 점은 5년간 모발이식 환자 수가 약 2.5배로 증가했다는 점과, 이 환자 중에서도 20~30대의 증가율이 약 3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젊은 층에서의 탈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고, 남성 환자의 증가와 더불어 여성 모발이식 환자 수도 5년 새 2.5배 증가했다.
환자에 대한 설문에서는 여전히 두 가지의 큰 문제점이 결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환자들이 탈모를 인지하고 병원에 방문하기 까지 41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비한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해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를 받기 전까지 식이요법, 두피마사지, 탈모 전용 헤어용품 등을 통해 탈모 치료를 시도 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를 종합해보면, 환자들이 탈모 증상을 인지한 후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하면서 초기 탈모 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학회는 분석했다.
무료모발이식수술은 대한모발이식학회의 향후 일정에 따라 3월 중 수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무료모발이식수술에는 대한모발이식학회 정회원으로 소속되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인 의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더욱 큰 기대가 되고 있다.
탈모인구 천 만 시대, 우리나라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은 탈모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탈모인 셈이다. 탈모와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불법적인 시술, 치료방법들로 시간을 허비하고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손실을 입지 않도록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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