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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아웃도어와 스포츠 업계와의 경계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시장 정체기에 놓인 아웃도어는 트레이닝복 등 스포츠라인 강화에 눈을 돌리고 있고, 스포츠쪽은 아웃도어 시장을 정조준한 단독 매장을 여는 등 서로 눈에 불을 켜고 상대방의 영역을 잠식하고 나섰다. 그동안 양측의 땅 따먹기 속도가 안전운행인 시속 60~80km였다면 이제는 120km 이상으로 제한속도를 넘어서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2는 2013년 첫 선을 보인 워킹화 브랜드 '플라이워크'를 의류와 용품 등 토털 라인으로 새롭게 론칭했다. 트레이닝복 위주의 플라이워크 라인은 세븐볼 재킷, 플라이워크 레깅스 바지 등 워킹과 가벼운 야외 활동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코디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룩을 표방한다. K2는 또 스포츠브랜드의 상징인 러닝화에 거친 산길에서도 달리며 도심과 산행을 오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마운틴 러닝화'도 출시했다.
아이더는 올해 처음 이너웨어업체인 좋은 사람들과 협업해 기능성 스포츠 이너웨어 '파워스킨'을 선보인다. 딱 붙는 레깅스 스타일로 절개를 넣어 근육의 피로도를 줄여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블랙야크는 비주력 트레이닝 분야의 이얼티메이트와 네오수트 라인을 신규 스포츠 라인인 '스포츠블루'로 통합, 스포츠 의류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블랙야크의 고유 기술과 스포츠 감성을 바탕으로 감각적인 색상을 접목할 방침이다.
노스페이스는 아예 올 시즌 스포츠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지난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 의류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며 2020년까지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스포츠의류와 용품을 제공키로 한 것. 이에따라 지난 FW시즌 국가대표 선수단인 팀코리아에 야외 훈련용 'VX재킷' 제공을 시작으로 최근 SS시즌을 겨냥한 VX재킷 신제품을 내놓는 등 스포츠웨어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아웃도어와 패션 브랜드의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아웃도어 매장에서 스포츠라인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어서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들은 지난해부터 라이프가드, 스키복 등 스포츠 분야에 조금씩 발을 걸치기 시작했다. 박정훈 블랙야크 기획본부 부장은 "일상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일상복을 가벼운 스포츠룩으로 입는 '에슬레져룩'이 인기"라며 "기능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아웃도어 제품의 스포츠 라인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스포츠 업계는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다. 아디다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아디다스 아웃도어'는 이랜드의 NC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아웃도어 업계와 맞짱 뜬다. 아웃도어가 갈수록 스포츠 영역을 침범해 스포츠웨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아디다스 아웃도어는 매장 내 일부 라인에 불과했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하면서 아예 독립시켜 3월까지 NC백화점 8곳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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