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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칠레 FTA비준] 중남미시장 진출 힘 받는다
입력2004-02-16 00:00:00
수정
2004.02.16 00:00:00
정문재 기자
한국이 가까스로 `자유무역협정(FTA) 마이너리그`로 진입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들이 10개 이상의 FTA를 통해 자신들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국회에서 무려 세 차례나 비준을 무산시킨 끝에 최초의 FTA를 발효시켰다. 칠레와의 교역규모는 최근 5년간 연간 12~16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교역비중이 높은 국가들과 속속 FTA를 체결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다.
정부는 통상환경 개선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일본, 싱가포르 등과 추가적인 FTA를 체결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앞으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는 별개로 추가적인 FTA를 통해 유리한 통상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ㆍ칠레 FTA는 이르면 오는 3월말께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칠레 국회가 비준을 모두 마무리했기 때문에 양국 정부는 조만간 `FTA 발효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모두 끝냈다`는 내용의 서한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ㆍ칠레 FTA 협정에 따르면 이런 서한을 교환한 날로부터 30일 후 FTA가 발효된다. 정부는 한ㆍ칠레 FTA가 발효되는 대로 중남미 지역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국내 기업의 수출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칠레로 수출되는 2,450개 품목에 대한 관세 즉시 철폐=한ㆍ칠레 FTA가 발효되면 1,478개 공산품을 포함해 모두 2,450개 품목이 관세를 물지 않고 칠레로 수출된다. 이는 전체 수출품목 5,854개 가운데 41.8%로 거의 절반수준이다. 종전까지만 해도 6%의 관세에다 부가가치세(16%)까지 물었지만 이런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출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된다.
한ㆍ칠레 FTA 비준안에 따르면 휴대전화, 자동차, 컴퓨터 등은 협정이 발효되는 즉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 폴리에틸렌, 수송용 차량, 철강, 섬유 및 의류 등 3,000여개 품목에 대해서는 앞으로 5~13년간에 걸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게 된다. 단, 냉장고와 세탁기는 관세철폐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세 철폐와 함께 서로 상대국의 투자에 대해 내국인 대우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된다. 이밖에 상대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삼품에 대한 특혜 원산지규정도 적용된다.
◇앞으로 10년간 칠레에 대한 수출 5억달러 이상 늘어=칠레와의 FTA가 발효되면 앞으로 칠레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 무역흑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FTA 발효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칠레에 대한 수출은 5억4,400만달러, 칠레로부터의 수입은 2억2,4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확대 효과는 3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KOTRA도 앞으로 칠레에 대한 수출이 매년 5∼10%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수출증가율이 10∼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교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양국 산업이 서로 보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칠레에 주로 통신기기, 자동차 등 공산품을 수출하는 반면 칠레는 한국에 구리, 펄프, 목재, 광석 등 원부자재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시장 진출 가속화 기대=칠레와의 FTA는 중남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가 현재 캐나다, 멕시코, 남미공동시장(MERCOSUR) 등 34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는데다 2005년 출범 예정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도 가입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기준 한국과 중남미 국가들간의 교역은
▲수출 88억6,000만달러
▲수입 37억4,000만달러 등으로 무역흑자가 51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2년 무역흑자 총액 103억4,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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